
캐릭터 선택창이 변경된 '리니지 리마스터' = 게임조선 촬영
원작의 게임성은 유지하면서 그래픽, 해상도 및 UX를 최신에 맞게 개선하는 리마스터가 최근 게임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휴면 이용자, 신규 이용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고 신작 대비 실패 가능성도 낮아 리마스터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오는 29일 서울 역삼동 더라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20주년을 맞은 PC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1998년 출시된 리니지의 그래픽과 해상도를 개선한 버전으로 세부 내용과 업데이트 시점 등은 행사 당일 발표된다. 리마스터 작업은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해 이후 30~40주년까지 서비스를 이어가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개발 진행 중인 '리니지 리마스터' 게임 화면 = 게임조선 촬영
'리니지'의 리마스터 계획은 지난 5월 열린 '리니지M' 출시 1주년 간담회 '이어 원'(YEAR ONE)에서 깜짝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화면이 4대3 비율에서 16대9 비율로 변경되고 그래픽 업그레이드 및 UI가 개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선택창도 일러스트를 활용한 현대적인 형태로 재구성된다.
해상도와 그래픽 수정으로 이용자 인터페이스(UI)도 크게 개선된다. 비율 변경으로 UI 면적이 변경되기에 인터페이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리니지' 유저가 직접 스킬창과 위치를 변경할 수도 있게 하는 등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 블리자드 제공
이 같은 리마스터 열풍은 지난해 8월 e스포츠 대표 게임이었던 '스타크래프트'가 시대의 요구에 맞춰 리마스터로 새롭게 개선되면서 붐이 일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4K 해상도 비주얼과 향상된 오디오와 음악 등 외형적 변화부터 방을 만들지 않고도 비슷한 수준의 유저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매치메이킹 시스템, 클라우드 저장 기능 등 전체적인 향상을 이뤘다.
그러면서도 게임성에서는 큰 변화가 없도록 게임의 특징으로 자리잡은 버그 등은 그대로 두고 불편을 야기하는 것만 수정했다. 드라군이 가끔씩 보이는 이상한 움직임은 그대로 두고 인구 수가 최대에 달하면 발키리의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는 버그 등은 수정하는 식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출시 직후 업계와 유저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스타크래프트 리그 ASL 시즌4는 지난 시즌까지 사용됐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대신 새로 발매된 '리마스터'를 채택하기도 했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 블리자드 제공
이에 탄력을 받은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이은 두 번째 리마스터 프로젝트 '워크래프트3'의 리마스터 버전인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이하 리포지드)를 이달 초 개최된 '블리즈컨2018'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리포지드'는 '워크래프트3'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와 구조물, 환경 등을 다시 제작했으며 4시간 분량의 게임 내 영상과 초창기 핵심 캐릭터들에 대해 음성 재녹음 등을 진행했다. 4K 해상도로 업그레이드 되며 기본 유닛의 등신비 및 그래픽도 전체적으로 재구성된다.
'워크래프트3'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는 전략 게임으로 자리하고 있어, '리포지드' 발매를 계기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은사막 리마스터' = 펄어비스 제공
'리마스터'의 열기는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자사의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온라인'에서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지난 8월 진행했다. 그래픽과 사운드를 대폭 개선한 리마스터 업데이트 이후 '검은사막 온라인'은 한층 사실적인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을 선보였다.
'리마스터' 발표 후 '검은사막 온라인' 내 캐릭터와 장비의 질감 표현, 물에 젖은 표현 등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리 기반 레더링, 화면 후처리와 HDR 렌더링 및 바다 렌더링 등 다양한 기술이 개선된 효과다. 또한 옷감 시뮬레이션 및 게임 프레임도 최적화를 진행했다.
오디오 부문에서도 리마스터가 진행됐다. 벨레노스, 세렌디아, 칼페온에 걸친 총 100여곡의 리마스터링 작업이 진행돼, 총 300분을 넘기는 오디오 리마스터링이 이뤄졌다. 해당 음악들은 독일, 체코, 헝가리의 88인조 풀 오케스트라로 레코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60여명의 전문 성우를 투입해 130여 NPC의 한국어 음성도 리뉴얼됐으며, 환경음은 보다 현실감을 높였다. 특히 그래픽 옵션을 기존 설정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해 유저가 원치 않으면 끌 수도 있어 호평을 받았다.

이렇게 여러 게임이 '리마스터'를 선택한 데는 효율성과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원작이 호평받은 게임성은 유지하면서 최신 기술을 도입, 그래픽과 사운드의 옷을 갈아입는 리마스터는 기존, 신규 이용자 모두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효과면에서도 탁월함을 증명해오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온라인' 리마스터 업데이트 이후 전체 유저가 23%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을 비롯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총 100여 개 국가에서 나온 수치로 특히 국내 복귀 유저는 12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자는 국내에서는 70%, 해외에서는 25%가 증가해, 지난 3월 300만 명의 해외 유저를 보유하고 있었음을 감안했을 때, 이번 증가로 약 50~60만 명의 신규 유저가 추가된 셈이 된다.
리마스터 업데이트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온라인게임이 콘텐츠 업데이트가 아닌 리마스터라는 외적인 변화만으로도 큰 효과를 받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콘솔 게임은 다양한 리마스터 사례가 있어왔지만 국내 온라인게임이 리마스터로 좋은 성과를 낸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에서도 신규와 기존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리마스터 업데이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게임 수명 연장 효과와 리스크가 적다는 이점으로 인해 앞으로도 리마스터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