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소독'하면
미생물과 병원균이 발견된 근대 이후의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유구한 인류 역사에
소독과 비슷한 개념은 있었다.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끓는 물로 소독을 했다.

명의 화타는 독주로 수술 도구를 소독했으며

흑사병으로 고통 받았을 때,
최전선에서 병마와 싸우던 의사들은
일광건조와 격리, 그리고 미접촉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우리에게는 예언가로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도 소독의 개념을 도입했다.
환자와 접촉한 물건이나 시체를 태워버림으로서
병원균의 증식을 막았던 것이다.
이처럼 소독에 대한 개념은 어디서나 존재했지만,
이게 의학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에....그니까 우리 몸에 아주 작은 생물들이 있는데,
그게 병을 일으킨다고?"
"근데 그걸 씻으면 사라진다고?"
"눈에는 안 보이지만 분명 있을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말이 되는 소리를 하슈."

안녕하세요, 병원균입니다.
18세기까지만해도
사람들은 병원균이 병을 유발한다는 걸
믿지 않았답니다.
그 시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균에
우리 몸에서 병을 일으킨다는 개념조차
정착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열심히 퍼지면서
인간을 죽이고 있었답니다.

똑똑
계십니까?

누구신가요?

지나가던 간호사다, 새끼들아.
자! 모두 소독의 방으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라는,
천재 수학자 겸 행정가 겸 간호사의 등장으로
인류사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나이팅게일은
크림전쟁 시기 전선에서 발생하는
각종 전염병의 원인과 소독의 효과를
통계학적인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여 자신이 시행한 위생정책의 효과성을 증명했다.
천재적인 수학 재능,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 성격,
여차하면 망치 들고 돌격하는 깡다구를 가진
위대한 간호사의 등장으로
소독의 개념이 도입됐고
절반 가까이 되던 사망률은 2.2%로 급감하게 된다.
재밌는 건.....

병을 유발하는 건 세균이 아닙니다!
나쁜 공기가 병의 원인이에요!
나이팅게일은 병원균으로 인한 감염보다는
나쁜 공기가 병을 유발한다는
일명 장기설을 주장했다.
(당시에는 기술 부족으로
장기설이 우세했다.)

나쁜 공기가 생기지 않도록
환풍기를 달고, 창문을 크게 만들고, 햇볕이 쬐도록 하고!
물로 씻고, 습도를 조절하고, 환자간의 거리를 조정한다!!!
나이팅게일이 했던 장기설 치료 역시
미생물을 죽이는 소독 효과가 충분했기에
당연히 감염으로 인한 사망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때 나이팅게일이 실시한 규격은
이후 정착화되어 인류사에
소독이라는 개념을 정착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참고로 나이팅게일은 90살까지 살았으며,
그 동안 기술이 발달 되면서
말년 즈음에 병원균이 병의 원인이라는 게 밝혀진다.

지금 현시점에는 나이팅게일이 도입한 방식이
그리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여성 인권이 비교적 낮았던 시대에
통계와 도표라는 개념으로
인류사에 소독을 체계적으로 도입했다는 공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참고로 나이팅게일은
말빨도 ㅈㄴ 쎄고 싸움도 잘하고
성격도 독불장군에 엄청 쎈캐고
의사고 군인이고 장군이고 말 씹고 뻐큐 날리고
총질도 하고 망치 들고 돌격도 하고
당시 계급도 상당히 높고 배운 것도 많고
귀족이라 배경도 빵빵하고
여왕과 연줄도 있어서
자신의 모든 기술과 인맥을 도입해
세상을 뒤집어 놨다.
봉사? 헌신?
사회 개혁은 압도적인 힘에서 나온다.
(+덧)

이런 나이팅게일을 보고
'백의의 천사'라는 이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건 굉장히 틀린 말이다.

성경에서 나오는 천사들을 보면
악마가 나오거나 나쁜 일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 두들겨 패고
뭔 일 생기면
'신이 시켰다고!!!'하면서 다 씹어버리고
여차하면 불벼락을 내려서 다 뒤집어버리고
인간과 맞다이도 가끔 뜨고
이게 신의 사자인지 사망인지 모를 처럼 다녀서
툭 하면 '두려워하지 말라' 이러고 다닌다.
세상과의 타협?
아 나 천사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러면서 다 씹고 다닌다.
성경에 묘사된 천사의 행보는
나이팅게일과 엇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생긴 것도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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