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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슬라임에 망해버린 세계에서 펼쳐지는 아이돌 오디션?. 비주얼 노벨 '안티 안티' 데모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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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슬라임에 망해버린 세계에서 펼쳐지는 아이돌 오디션?. 비주얼 노벨 '안티 안티' 데모 체험기
 
작품명: 안티 안티(Anti-anti)
개발: 5J6B Works
장르: 선택지형 심리 추리 비주얼 노벨
플랫폼: PC(Steam)
출시일: 2026년 10월 26일 예정
가격: 데모
플레이: 싱글 플레이

슬라임에게 인류가 위협받는 디스토피아 세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국구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이 열린다. 심지어 참가자중 일부는 자의로 참가한 것도 아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정상적인 이야기가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5J6B Works가 개발 중인 비주얼 노벨 '안티 안티'는 첫인상부터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다. 멸망을 걱정해야 할 것 같은 세계에서 아이돌 오디션이 진행되고, 강제로 참가하게 된 사람들은 첫날부터 참가자가 사라지고 슬라임에게 습격당하는 등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사건에 휘말린다.

처음에는 황당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이 뒤틀린 조합이 의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이돌 오디션이라는 화려한 소재와 언제 사람이 죽거나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한 세계가 계속 충돌하면서 '다음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궁금증을 만든다.

안티 안티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스토리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읽고 선택지를 고르는 전형적인 비주얼 노벨의 형태를 따른다. 중간중간 화면 안의 특정 장소나 물건을 조사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조작 자체가 복잡하거나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지를 고르고, 그 선택으로 이야기가 어디까지 달라지느냐다. 작품 소개만 보면 '추리'라는 단어가 꽤 강하게 느껴진다. 사람이 사라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 만큼 범인을 찾거나 단서를 조합하는 본격적인 추리 게임을 예상하기 쉽다.

하지만 데모에서 체감한 추리 요소는 생각보다 약하다. 플레이어가 직접 여러 증거를 조합해 답을 찾아내거나 논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태보다는 화면을 조사하고 정해진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 중심이다. 플레이어가 머리를 싸매고 사건을 푼다기보다는 이야기 속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쪽에 가깝다.

때문에 '추리 게임'을 기대하고 접근한다면 다소 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정체불명의 슬라임에 인류 전체가 위협당하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모두에게 사랑받을 아이돌 오디션이 진행된다는 독특한 설정.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수상한 오디션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첫 날부터 난장판이 벌어진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게임의 중심은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반대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갈라지는 비주얼 노벨을 좋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티 안티는 퍼즐이나 시스템으로 승부하기보다 캐릭터와 사건, 그리고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특히 이야기의 방향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 재미있다. 슬라임이 인류를 공격한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생존물이나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까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전국구 아이돌 오디션이라는 소재가 끼어들면서 작품의 분위기는 계속 엇나간다.

오디션에 참가한 인물들이 경쟁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가 싶으면 갑자기 누군가 사라지고, 평범한 합숙 생활처럼 흘러가는가 싶으면 슬라임의 습격이 이어진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를 일부러 한곳에 밀어 넣은 느낌인데, 바로 이 어색함이 작품의 정체성이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장 강하게 느껴진 인상은 '웹툰 같다'는 것이었다.오프닝부터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보다는 세로로 넘겨보는 웹툰의 연출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다. 화면 구성이나 컷의 전환,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도 단순히 스탠딩 CG를 띄우고 대사를 읽는 전통적인 비주얼 노벨과는 조금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오프닝은 전형적인 웹툰형 구성을 보여준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데모에서 확인할 수 있는 12명의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간간히 풀 일러스트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비슷한 느낌은 계속된다. 마치 웹툰 한 편을 보고 있는데 중요한 순간마다 독자가 직접 다음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듯하다. 완전히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정해진 이야기 사이사이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를 제공하면서 보는 콘텐츠와 플레이하는 콘텐츠의 중간 지점을 노린다.

이 점은 안티 안티의 장점이기도 하다.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많은 글을 읽어야 한다. 텍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시작부터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반면 안티 안티는 웹툰에 가까운 화면 구성과 연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단순히 글을 읽는다는 느낌을 어느 정도 줄여준다.

데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엔딩의 숫자는 24개다. 데모 버전이기에 각각의 엔딩이 어느 정도 규모의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24개라는 숫자 자체는 꽤 눈길을 끈다.
 
데모에서도 확인 가능한 24개의 엔딩... 물론 정식 버전에선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비주얼 노벨에서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몇 개의 큰 분기만 존재하고 대부분의 선택이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티 안티가 내세운 수많은 엔딩이 각각 충분히 다른 이야기와 결말을 보여준다면 선택지를 고르는 재미 역시 크게 살아날 수 있다.

결국 정식 버전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 역시 여기에 있다. 플레이어가 고른 작은 선택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고, 24개의 결말이 어느 정도까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줄 것인가. 
데모만 놓고 보면 안티 안티는 추리 시스템이나 복잡한 게임성으로 승부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독특한 세계관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 그리고 웹툰에 가까운 연출을 활용해 계속 다음 장면을 보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 노벨에 가깝다.
 
가끔 조사하기를 통해 여러 물건이나 사람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미지=안티 안티 갈무리
 
슬라임에게 위협받는 세계에서 아이돌 오디션이 열린다는 황당한 시작부터 첫날 실종 사건과 습격까지, 이야기는 처음부터 정상적인 방향으로 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내용이 꽤 흥미진진하다.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게임을 찾는 사람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갈라지는 웹툰 한 편을 직접 넘겨보고 싶다면 안티 안티는 꽤 흥미로운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남은 질문은 하나다. 데모에서 보여준 이 기묘한 이야기가 24개의 결말까지 얼마나 재미있게 뻗어나갈 수 있을까. 안티 안티의 진짜 승부는 거기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안티 안티] 슬라임으로 망한 세계에 펼쳐지는 아이돌 오디션?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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