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제공 = 크릿필드] 게임을 처음 시작한 이용자와 수백, 수천 시간을 플레이한 이용자가 남기는 평가는 상대적으로 냉정하고, 그 사이 구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비슷한 흐름이 관찰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게임 및 이용자 연구 스튜디오 크릿필드(CritField)는 스팀에 등록된 게임 3,111종의 이용자 리뷰 20만2,000건을 분석한 연구 ‘스팀 리뷰 202K’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플레이 시간에 따른 부정 평가 비율이 양 끝에서 높고 중간에서 낮아지는 이른바 U자형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플레이 시간이 2시간 미만인 리뷰 가운데 부정 평가 비율은 37.6%로 전체 6개 구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후 2~10시간 구간에서는 17.0%까지 급격히 떨어졌으며, 10~50시간 구간에서 16.7%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크릿필드는 이 10~50시간 구간을 게임에 대한 평가가 가장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Honeymoon Period)’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비판적인 반응이 늘어났다. 50~200시간 이용자의 부정 평가 비율은 20.1%로 상승했고, 200~1,000시간에서는 29.0%, 1,000시간 이상에서는 29.6%까지 높아졌다.
특히 초반 2시간과 중간 플레이 구간 사이의 차이는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았다. 연구에서 분류한 15개 게임 그룹 모두에서 2시간 미만 리뷰가 중간 플레이 시간대 리뷰보다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다만 장르와 게임 유형에 따라 격차의 크기는 달랐다. 2시간이라는 기준은 스팀의 일반적인 환불 심사 기준과도 겹친다. 스팀은 통상 구매 후 일정 기간 이내이면서 플레이 시간이 2시간 미만인 게임을 환불 검토 대상으로 삼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환불과 직접 연결해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사 데이터에는 실제 환불 신청 여부나 승인 여부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2시간은 초기 이용 경험을 나누기 위한 하나의 구분점으로 활용됐을 뿐이다.
짧은 한두 문장의 즉흥적인 리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비교적 긴 리뷰만 별도로 분석했지만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장문 리뷰만 놓고 보면 2시간 미만 구간의 부정 평가 비율은 39.4%였으며, 2~10시간에서는 20.4%, 10~50시간에서는 20.5%로 낮아졌다. 이후 50~200시간 24.5%, 200~1,000시간 36.4%, 1,000시간 이상 37.6%로 다시 상승했다. 즉 리뷰 길이를 제한해도 초반에 높은 비판 → 중간 구간에서 완화 → 장기 플레이 구간에서 다시 상승하는 기본적인 형태는 유지됐다.
그렇다고 이를 한 이용자가 게임을 처음에는 싫어하다가 점차 좋아하고, 오랜 시간 플레이한 뒤 다시 불만을 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동일한 이용자를 시간 순서대로 추적한 종단 연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플레이 시간대에 리뷰를 작성한 집단을 비교한 관찰 연구다. 크릿필드가 사용한 ‘허니문’이라는 표현 역시 개별 이용자의 감정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리뷰 전체에서 나타난 분포를 설명하기 위한 표현이다.
왜 이 같은 곡선이 만들어졌는지도 이번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연구진은 게임 초반에는 설치와 성능 문제, 튜토리얼이나 온보딩, 구매 전 기대와 실제 경험의 차이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장기 이용자에게는 밸런스와 반복성, 콘텐츠 공급 주기, 엔드게임 등이 중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가운데 특정 요소가 실제 원인이라고 결론짓지는 않았다.
이번 데이터는 2025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작성된 29개 언어의 스팀 리뷰 20만2,000건을 대상으로 구성됐다. 한 게임의 리뷰가 전체 결과를 과도하게 좌우하지 않도록 게임당 최대 리뷰 수는 850건으로 제한했으며, 플레이 시간은 각 리뷰가 작성된 시점의 기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크릿필드는 같은 연구에서 리뷰가 다른 이용자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과 게임 규모에 따른 평가 차이도 함께 조사했다.
분석 결과 부정 리뷰가 5개 이상의 ‘도움이 됨’ 평가를 받을 가능성은 19.6%로, 긍정 리뷰의 5.4%보다 약 3.6배 높았다. 또 전체 리뷰 수가 1,000개 미만인 게임에서는 부정 평가 비율이 25.4%였던 반면, 누적 리뷰가 100만 개 이상인 대형 게임에서는 11.9%까지 낮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20만 건이 넘는 리뷰가 보여준 것은 단순히 “오래 할수록 게임에 불만이 많아진다”는 결과는 아니다. 오히려 게임을 막 시작한 이용자와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이용자가 서로 다른 지점에서 가장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그 사이 10~50시간 구간에서 비판이 가장 잦아드는 공통된 패턴이 관찰됐다는 것에 가깝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첫 2시간은 게임에 계속 머물 것인지 결정하는 이용자의 첫인상이 집중되는 구간이고, 수백 시간 이후는 콘텐츠와 밸런스, 장기 운영에 대한 평가가 누적되는 시점이다. 이번 연구는 서로 성격이 다른 ‘초반 경험’과 ‘베테랑 경험’이 모두 이용자 평가의 주요 압력 지점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있다.
자료 도움 - 크릿필드(https://critfield.com/)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