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무대 이벤트나 경품 행사가 없어도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있다. 보기만 해도 손이 바빠지는 고난도 패턴을 누군가 막힘없이 처리하고 있다면, 리듬게임 팬에게는 그 자체가 충분한 구경거리다.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일러스타 페스13'에서는 행사 주최사 스타라이크의 리듬게임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도 만나볼 수 있었다. 별도의 대형 기업 부스보다는 인디게임 특별존 '일러스타 플레이'에 시연 공간을 마련하고, 최근 출시된 '베리 멜로디(Berry Melody) 콜라보레이션 팩'을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을 맞았다.
스타라이크는 '식스타 게이트' 시리즈를 개발하는 게임사인 동시에 '일러스타 페스'를 운영하는 주최사다. 게임과 오프라인 행사, 상설 공간 등을 함께 전개하는 서브컬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으며, '식스타 게이트' 시리즈는 회사의 대표 자체 게임 IP 가운데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부스가 강조한 것은 시점상으로도 자연스럽게 베리 멜로디 콜라보레이션이었다.
현장 백월에는 'SIXTAR GATE: STARTRAIL × Berry Melody' 로고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팩의 이미지를 크게 배치했다. 그 앞에는 여러 대의 PC와 키보드, 헤드셋을 준비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거대한 장식물이나 무대를 설치하기보다는 게임 화면과 플레이 공간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전형적인 리듬게임 시연 부스에 가까웠다.
특히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일러스타 페스13 개최를 불과 며칠 앞두고 출시됐다. 스팀판 '베리 멜로디 콜라보레이션 팩'은 8월 24일 출시됐으며, 닌텐도 스위치판은 25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스타라이크 역시 지난 6월 개발 현황을 통해 신규 콜라보레이션 DLC를 일러스타 페스13 일정에 맞춰 8월 중하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신규 콘텐츠 공개와 오프라인 시연이 같은 주에 이어진 셈이다.

'베리 멜로디'는 중국 스카이웨이 스튜디오가 개발해 2022년 모바일로 선보인 리듬게임이다. 여러 작곡가의 악곡과 다양한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활용하며, 난이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자신의 리듬게임 실력을 시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팩을 통해서는 베리 멜로디의 악곡 10곡이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에 들어왔다. 수록곡은 KAIRCI의 'Guardian', 7mai의 'Four-leaf clover', Alice.의 'WOꓷAHꙄ ЯOЯЯIM', テヅカ의 '白と黒のバケモノ', S9ryne feat. Sennzai의 '双生のネビュラ', 影虎。feat. Mai의 'Bright red hertz', KθZyo의 'Sól guð', Evin a'k의 'Protector', Halv의 'renf0rcer', Se-U-Ra의 'NNOYiA' 등이다.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자체는 우주 항해를 콘셉트로 한 건반형 리듬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연구선 '아우스플루크'의 함장이 되어 오퍼레이터 '시이'와 함께 식스타 행성계를 여행한다. 다양한 오리지널 및 라이선스 악곡을 연주하는 한편, 음악 진행에 따라 중앙의 '게이트'가 열리고 닫히며 플레이해야 할 레인 수가 변하는 시스템을 핵심 특징으로 내세운다. 그 때문에 같은 악곡이라도 노트가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만 지켜볼 수는 없다. 곡의 흐름에 따라 플레이 영역 자체가 달라지면서 순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구조이고, 높은 난이도로 올라가면 빠른 처리력과 패턴 인식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번 현장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정작 공식적으로 준비된 대형 이벤트보다 시연대를 이용하는 관람객들의 플레이였다. 부스에는 여러 대의 PC가 나란히 설치됐고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자리에 앉아 원하는 곡을 플레이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평범한 체험이라기에는 손놀림이 심상치 않은 이용자들이 하나둘 등장했다.


고난도 패턴을 선택한 뒤 화면을 빼곡하게 채우는 노트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모습이 이어졌고, 그 뒤에 서서 플레이를 지켜보는 관람객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별도의 스코어 어택 무대가 마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리듬게임 특유의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재미'가 즉석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리듬게임 행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별도의 대규모 프로그램이 없는 시연존에서는 오히려 이런 장면이 더 두드러진다. 콘텐츠 자체를 즐기러 온 기존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시연자가 되고, 처음 게임을 본 관람객은 그 플레이를 구경하다 직접 자리에 앉는 흐름이다.

특히 콜라보레이션 DLC가 행사 직전에 출시됐다는 점에서 기존 '식스타 게이트' 이용자에게도 신곡을 직접 플레이해볼 좋은 명분이 생겼다. 한동안 화면을 지켜보다가 자리가 비자마자 곧바로 키보드 앞에 앉는 관람객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부스 앞에 놓인 것은 결국 PC와 키보드,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10곡이었다. 그러나 리듬게임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누군가 고난도 패턴을 시작하면 뒤에 사람이 멈춰 서고, 플레이가 끝나면 또 다른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이어받았다.
더구나 자신들이 만드는 게임을 자신들이 개최하는 서브컬처 행사 안에서 직접 이용자에게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이번 출품은 스타라이크라는 회사의 독특한 위치를 보여준다.
일러스타 페스를 만드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그 행사에 게임 개발사로 참가한 스타라이크. 베리 멜로디와의 새로운 합주를 선보인 이번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부스에서는 거창한 이벤트보다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낸 플레이 장면들이 가장 오래 시선을 붙잡았다.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