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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라는 도화지 위에 그린 완성도 높은 경쟁과 성장 콘텐츠 '제우스: 오만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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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라는 도화지 위에 그린 완성도 높은 경쟁과 성장 콘텐츠 '제우스: 오만의 신'
 
에이버튼이 개발하고 컴투스에서 서비스하는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하 제우스)’이 2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발은 뜨거웠다. 출시 직후 아테나·아레스·제우스에 이어 헤르메스·포세이돈·헤라 등 일반 서버까지 캐릭터 생성이 제한됐다. 직접 확인된 서버만 전체 30개 가운데 최소 18개로, 양대 앱마켓 인기 게임 순위 1위로 나타난 사전 관심이 실제 접속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제우스’가 내세운 방향은 비교적 명확하다. MMORPG의 핵심인 성장과 경쟁은 유지하면서 장시간 접속과 반복 사냥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AI와 자동화 기능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게임을 직접 마주했을 때도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MMORPG 이용자가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정돈하고, 그 위에 AI 모드와 페르소나, 경제 특화 클래스 아티산 같은 차별점을 얹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전쟁의 무대로
 
항아리의 형태는 아니지만 원전에서 상당히 중요한 유물이었던 '판도라의 상자'도 당연히 등장한다
 
실제 역사를 다루는 작품이 아니기에 어레인지는 들어가지만 나름대로 그리스·로마 신화의 생활양식은 챙기고 있는 편 

이용자는 신의 힘을 나누어 받은 ‘신의 그릇’이 되어 판도라의 상자와 티탄, 타르타로스를 둘러싼 혼란에 뛰어든다. 제우스와 크로노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처럼 이름만 들어도 역할을 짐작할 수 있는 소재가 많아 세계관에 진입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배경은 거대한 신전과 석상, 절벽, 고대 도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화적 규모를 강조한다. 특히 높은 지대에서 지역 전체를 바라보거나 거대한 건축물 사이를 통과할 때 작품이 추구하는 웅장함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만 초반부는 성장에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개방해야 하는 MMORPG의 특성상 퀘스트와 이동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자동 이동을 계속 사용하면 공들여 제작한 배경을 충분히 살펴보기 전에 다음 목적지로 넘어가기 쉽다. 한 번쯤 자동 진행을 멈추고 카메라를 돌려볼 필요가 있는 게임이다.
 

■ 그 어떤 클래스를 골라도 우수한 플레이 체감
 
보통 이런 MMORPG에서는 초반 빠른 성장을 위해 레인지 클래스를 고르기 마련이지만...
 
신들의 힘을 담을 그릇으로서 신탁을 내려받는 것처럼 전직하고 전용 무기가 생성되는 장면은 상당히 신선했다
 
이용자는 워리어와 로그, 메이지, 파라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한다. 이후 전직을 통해 나이트와 버서커, 어쌔신과 레인저, 엘리멘탈리스트와 오라클, 블레스드와 아티산 등 총 8개 클래스 중 하나로 성장한다.

초반 전투는 자동 이동과 자동 전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진입 장벽이 낮다. 퀘스트 목표와 다음 목적지를 찾기 위해 지도를 반복해서 확인할 필요가 없고, 일반 몬스터 사냥 역시 준비된 스킬을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것만으로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극초반 자동 진행에 의존하면 클래스 간의 차별점을 체감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을 수 있다. 일반 몬스터가 빠르게 쓰러지는 초반은 컨트롤과 자생력, 시그니처 스킬의 유효 활용보다는 손쉽게 선타를 잡는 속도와 능력 그리고 성장 수준의 차이가 전면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직업을 불문하고 전반적인 타격감은 매우 훌륭했다. 광역 스킬로 다수의 적을 공격할 때는 화려한 효과와 넓은 공격 범위 그리고 강렬한 사운드가 맞물리며 시원한 피드백을 전달했고 긴급회피를 비롯한 기동성 관련 조작의 반응성도 좋아서 부드럽고 원활한 플레이 체감을 제공했다.
 
 
■ '장사하자 먹고살자'가 아닌 '몬스터 때려잡는 창조경제' 아티산
 
보통 이런 부류의 특수한 클래스는 유틸리티를 대가로 전투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티산은 적어도 대 몬스터(PvE) 성능은 좋다고 명시되고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파라곤에서 전직하는 아티산은 '제우스'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클래스다. 다른 클래스가 전투 능력을 중심으로 역할을 나눈다면 아티산은 제작과 거래를 통해 서버 경제에 참여하는 생산자 역할을 맡는다.

아티산은 전용 물품을 제작해 다른 이용자에게 공급하고, 전투에서는 아군을 지원한다. 단지 채집과 생산에만 능력치가 집중된 경제 활동 전용 부캐릭터가 아니라 사냥과 솔로 플레이도 가능한 정식 클래스라는 점이 특징이다.
 
3개 서버가 하나의 시장을 공유하는 통합 거래소와 성장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일부 장비를 다이아로 교환하는 ‘미다스의 금고’도 경제 구조를 뒷받침한다.

아티산이 다른 클래스보다 뚜렷한 경제적 이점을 확보한다면 전투력이 높은 이용자뿐만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는 이용자도 서버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전용 제작품의 수요가 낮거나 거래소가 일부 품목에만 집중된다면 독특한 콘셉트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 ‘제우스’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기능, AI 모드
 
효율적인 구동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지만 
 
잘 세팅해 놓으면 이만큼 편리한 기능이 없다

초반 시스템 가운데 가장 분명한 차별점은 AI 모드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보상이 접속하지 않은 시간을 계산해 경험치와 재화를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제우스’의 AI 모드는 캐릭터가 실제 월드에 남아 설정한 조건에 따라 사냥을 이어간다.

이용자는 사냥터와 활동 방식을 지정한 뒤 클라이언트를 종료할 수 있다. 다시 게임에 접속하면 AI가 수행한 사냥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한 장비를 정리하거나 다음 성장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AI 모드가 작동하는 동안에도 인벤토리와 장비, 제작, 강화, 거래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캐릭터의 사냥을 중단하지 않고 획득한 아이템을 정리하거나 성장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자동 사냥과 직접 관리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

이 기능은 게임에 오랫동안 접속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제한된 시간에 캐릭터를 관리하려는 이용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지 못하더라도 성장 흐름이 완전히 끊기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 사냥이 편리해진 만큼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시간보다 효율적인 사냥터와 물약, 스킬 사용 조건을 설계하는 시간이 중요해진다. ‘제우스’에서 이용자는 전투원인 동시에 자신의 캐릭터를 관리하는 감독자에 가까워진다.

AI 모드의 평가는 단순히 사냥이 잘 돌아가는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무료 이용 시간과 멤버십 혜택의 차이, 물약 소비량, 사망 및 PK 위험, 혼잡한 사냥터에서의 효율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 직접 싸우는 경쟁과 분신을 활용한 경쟁
 
경쟁의 과열을 어느정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인스턴스 단위로 콘텐츠가 전개된다
 
소위 말하는 막타 싸움에 목을 매지 않아도 꾸준한 참여만으로 기여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안심이다

경쟁 콘텐츠는 이용자가 직접 전장에 참여하는 방식과 페르소나를 활용한 간접 경쟁으로 나뉜다. 콜로세움에서는 상대 이용자의 능력과 외형을 복제한 페르소나를 상대로 원하는 시간에 대결할 수 있다. 실시간 접속 여부와 네트워크 환경보다 캐릭터의 성장과 상대 선택, 조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구조다.

길드 단위 콘텐츠인 아카디아 제전 역시 페르소나를 활용한다. 길드원이 같은 시간에 모두 접속하지 않아도 시즌 동안 축적한 성장과 활동을 대규모 경쟁에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필드 보스와 인터 서버 전장, 점령전, 요새전, 공성전에서는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한다. 간접 경쟁으로 부담을 낮춘 콘텐츠와 전통적인 대규모 전쟁을 함께 제공해 이용자가 원하는 경쟁 강도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구상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상위 길드가 성장 자원과 보스를 독점하는지, 중간층 이용자가 페르소나 콘텐츠에서 실제 성취감을 얻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제우스의 개발진은 '모두를 위한 경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장기적인 보상 격차와 매칭 구조를 통해 그 완성도가 증명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MMORPG라는 장르에 정말 잘 어울리는 대주제인 동시에
게임의 재미를 책임지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제우스'는 익숙한 경쟁형 MMORPG의 구성 요소를 편의성 중심으로 다듬어 재조립한 작품에 가깝다. 전투와 성장의 기본 구조는 장르 이용자에게 낯설지 않지만, AI 모드와 페르소나, 아티산을 통해 반복 사냥과 경쟁에 참여하는 방식을 넓히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새로운 조작이나 액션을 기대한다면 자동 진행의 비중이 높은 초반부가 다소 수동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캐릭터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길드와 서버 경제에 참여하면서도 접속 시간의 부담을 줄이고 싶은 이용자에게 AI 모드는 분명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결국 '제우스'의 성패는 성장 속도보다 성장한 이용자에게 어떤 역할을 제공하느냐에 달렸다. AI가 반복 사냥을 대신한 뒤에도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싶어지는 전투와 경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야 한다. 페르소나와 아티산은 이를 위한 흥미로운 해답이지만, 실제 효과는 서버 경제와 경쟁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작동한 이후에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점이다.

그래도 출시 직후 최소 18개 서버에서 캐릭터 생성 제한이 확인됐다는 점은 초기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 볼 수 있다. 이미 장기 경쟁에 나설 만한 확실한 차별화 지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서버 안정성과 작업장 대응, 거래소 경제, 클래스 균형, 과금 체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제우스' 확고한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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