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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신화의 출발선까지 D-1, 미리 보는 '제우스: 오만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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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신화의 출발선까지 D-1, 미리 보는 '제우스: 오만의 신'
신작 MMORPG의 출시일은 모든 이용자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순간이다. 누구보다 먼저 서버에 접속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길드원을 모아 보스와 거점을 선점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이어질 서버의 질서가 만들어진다.

특히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가는 MMORPG에서는 먼저 쌓은 시간과 재화 자체가 힘이 된다. 뒤늦게 게임을 시작한 이용자가 기존 경쟁 구도에 합류하기 쉽지 않은 만큼,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신규 서버에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론칭 초기의 경험은 다른 장르보다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는 26일 낮 12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컴투스의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도 그 출발선을 앞두고 있다. 이미 24일 오전 10시부터 PC와 모바일 버전의 사전 다운로드가 시작됐으며,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캐릭터명 선점은 준비된 인원이 빠르게 채워질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제우스: 오만의 신’은 에이버튼이 개발하고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PC·모바일 멀티플랫폼 MMORPG로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 제우스가 절대적인 권력에 취해 오만에 빠지고, 그로 인해 세계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설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화 속 제우스가 질서의 수호자이자 최고의 권력자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권위와 오만이 세계를 뒤흔드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신들의 왕이 된 제우스는 티타노마키아에서 크로노스와 티탄을 물리쳤지만 신은 신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었다. 결국 크로노스와 티탄의 육체는 심연과 타르타로스에 봉인됐고, 이들이 지녔던 힘과 권능은 하나의 상자에 담겼으며  제우스는 상자를 열 수 있는 최초의 열쇠로 판도라를 창조하고 그 후예에게 운명을 이어가게 했다. 

이용자는 신의 힘을 나누어 받은 ‘신의 그릇’이 되어 이 혼란에 뛰어든다. 판도라의 상자와 프로메테우스가 훔친 불, 티타노마키아와 타르타로스처럼 익숙한 신화적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선과 악의 구도를 단순하게 나누기보다는 인간을 억압하는 신과 그 권위에 도전하는 반신의 이야기를 중심에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반신들은 신탁을 수행하고 자신의 힘과 자질을 증명해 신의 자리에 도전한다. 단순히 신의 명령을 따르는 영웅이 아니라 기존의 질서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은 성장과 경쟁을 중심으로 하는 MMORPG의 구조와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 시작은 네 가지, 그리고 전개되는 여덟 가지 선택지
 

출시 초반에는 워리어와 로그, 메이지, 파라곤 등 네 가지 기본 클래스가 제공된다. 이후 게임과 전투 방식을 익히는 과정을 거쳐 2차 전직을 진행하고 나이트와 버서커, 어쌔신과 레인저, 엘리멘탈리스트와 오라클, 블레스드와 아티산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워리어는 검과 방패로 아군을 보호하는 나이트와 대검으로 적의 진형을 무너뜨리는 버서커로 나뉜다. 로그는 쌍검과 은신을 활용하는 어쌔신, 활을 이용해 먼 거리에서 적을 제압하는 레인저로 성장한다.

메이지는 불과 얼음의 원소 마법을 사용하는 엘리멘탈리스트와 치유·정화에 특화된 오라클로 전직한다. 제우스만의 클래스군인 파라곤은 철퇴와 방패를 사용하는 블레스드, 제작과 거래에 특화된 아티산으로 분화한다.

각 직업은 두 가지 시그니처 스킬을 보유하며 이용자는 전투 상황과 성향에 따라 이를 교체할 수 있다. 단순히 공격 기술의 수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방어와 돌파, 단일 대상과 다수 대상, 직접 전투와 지원 등 클래스가 맡는 역할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클래스별 성별이 고정돼 있다는 점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의상은 특정 클래스에 종속되지 않는다. 획득한 의상은 다른 클래스와 부캐릭터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원하는 의상을 얻기 위해 직업을 강제로 변경해야 하는 구조는 피했다. 개발진은 이를 의상을 전투 능력과 외형을 통째로 바꾸는 변신보다는 캐릭터의 모습을 꾸미는 장비에 가깝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 잠든 사이 성장하는 기본 AI 모드
 

‘제우스: 오만의 신’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AI를 서로 다른 두 방향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먼저 기본적인 'AI 모드'는 이용자가 게임을 종료한 뒤에도 캐릭터가 월드에 남아 설정한 방식으로 사냥과 성장을 이어가는 기능이다. 캐릭터는 필요한 물약을 구매하고 지정된 사냥터로 이동하며, 서버 점검으로 접속이 끊겨도 점검이 끝난 뒤 설정에 맞춰 다시 활동한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보상이 접속하지 않은 시간만큼 계산된 재화를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제우스의 AI 캐릭터는 실제 월드 안에서 다른 이용자와 함께 움직인다. 사냥터가 붐비거나 다른 이용자와 충돌할 수 있고, 적대 세력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AI 모드 중 경계 대상으로 지정한 이용자가 접근하면 알림을 받을 수 있으며, PK를 당했을 때도 관련 정보가 전달된다. 자동 성장의 편의성을 제공하되 AI 모드에 들어갔다고 해서 캐릭터가 실제 월드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AI 모드가 동작하는 동안에도 이용자는 제작과 강화, 컬렉션, 아이템 정리와 거래소 등 주요 기능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단순히 사냥을 맡겨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는 다시 개입해 성장 방향을 조정하는 구조다.

길드에서는 AI 모드로 활동 중인 길드원의 캐릭터를 길드 던전에 불러오는 ‘징집’도 지원한다. 길드원이 사전에 징집에 동의했다면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스 공략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기 어려웠던 이용자도 최소한의 길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시간에 모여야 했던 기존 MMORPG의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어 AI 모드가 실제 길드 운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을 모은다.
 
 
■ 깨어나면 분신과 경쟁한다
 

또 다른 AI 활용법인 ‘페르소나’는 이용자의 외형과 전투 능력을 복제한 분신에 가깝다. 콜로세움에서는 상대 이용자가 접속해 있지 않아도 페르소나를 상대로 1대1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실시간 PvP에서는 접속 시간과 네트워크 환경, 순간적인 조작 실력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페르소나와의 전투에서는 자신의 성장과 조합, 상대를 선택하는 판단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도전할 수 있는 만큼 직접 PvP보다 부담도 낮다.

길드 콘텐츠인 아카디아 제전 역시 페르소나를 활용한 다대다 경쟁으로 진행된다. 길드원들은 시즌 동안 사냥과 각종 활동을 통해 전용 효과와 길드 스킬을 확보하고, 이를 페르소나 전투에 반영해 다른 길드와 경쟁한다.

전투가 벌어지는 순간에만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즌 동안 길드가 얼마나 꾸준하게 활동하고 준비했는지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최상위 전투력 이용자 몇 명에게 모든 역할을 맡기기보다 여러 길드원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할 여지를 남겼다.

물론 직접 부딪치는 전통적인 방식의 경쟁도 만나볼 수 있다. 필드 보스와 인터 서버 전장, 거점 점령에 이어 점령전과 요새전, 공성전으로 전투 규모가 점차 확대된다.

개인 단위로 즐기는 무한의 탑과 시련의 전당, 페르소나를 활용한 콜로세움, 길드 레이드와 아카디아 제전, 대규모 세력전까지 단계별로 경쟁의 형태를 나눠 자신의 성장 수준과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 강한 전투원만이 아닌 생산자도 서버의 주역으로
 

전투 외의 방식으로 서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경제 특화 클래스 아티산은 성장 재료와 영약, 각종 아이템을 직접 제작해 다른 이용자에게 공급한다.

성장에 따라 제작 가능한 품목이 늘어나며, 다른 클래스가 만들 수 없는 전용 물품도 생산한다. 전투에서는 금빛 행운을 이용해 아군의 능력을 높이는 지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생산만 가능한 보조 캐릭터가 아니라 메인 캐릭터로 육성할 수 있다. 개발진에 따르면 사냥 효율과 솔로 플레이도 다른 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MMORPG에서 생산과 제작은 흔히 모든 캐릭터가 함께 사용하는 생활 기술로 취급됐다. 반면 제우스는 생산과 거래를 하나의 정식 클래스 역할로 분리했다. 전투력이 높은 이용자뿐만 아니라 시장의 수요를 읽고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이용자도 서버 안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3개 서버를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하는 통합 거래소다. 개별 서버에 이용자가 부족하거나 특정 품목의 공급자가 적을 때 거래가 멈추는 현상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이용자가 같은 시장에서 장비와 재료를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초기 거래소 수수료는 7%로 설정됐다.

‘미다스의 금고’는 성장 과정에서 활용도가 낮아진 일부 장비를 시스템이 직접 매입하고 다이아를 지급하는 장치다.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되지 않는 물품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현금성 재화로 바꿀 수 있어 파밍 결과가 완전히 버려지는 상황을 줄인다.

사냥으로 장비와 재료를 얻고, 아티산이 새로운 물품을 제작하며, 통합 거래소에서 유통된 일부 재화가 공성전과 미다스의 금고를 거쳐 다시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순환 구조다. 실제로 아티산이 하나의 플레이 스타일로 자리 잡을지는 서버 경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달렸지만, 전투 외의 역할을 클래스 단계에서 보장했다는 시도는 분명한 차별점이다.
 

■ MMORPG의 근본인 경쟁 요소는 남기고
 

출시를 앞두고 개발진이 구체적인 운영 원칙을 공개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에이버튼은 D-7 개발자 방송에서 유료 장신구와 아티팩트를 제외한 무기·방어구·일반 장신구의 완제품과 제작 재료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킬과 스킬 강화 상품도 향후 판매하지 않고 핵심 성장 요소는 보스 사냥과 제작 등 실제 플레이를 통해 획득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확률형 상품과 유료 장신구가 존재하는 만큼 실제 과금 체감은 출시 이후 확인해야 하지만, 적어도 무엇을 판매하지 않을 것인지 미리 선을 그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공식 다중 클라이언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결정도 같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여러 계정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 사실상 기본이 되면 이용자는 하나의 캐릭터를 즐기면서도 손해를 보고 있다는 압박을 받기 쉽다. 제우스는 공식적으로 단일 클라이언트만 제공해 다중 실행을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PK를 억제하는 ‘학살자’ 시스템도 마련됐다. 중립 이용자를 반복적으로 공격해 학살자가 되면 월드맵에 위치가 표시되고 해당 지역에 학살자가 입장했다는 안내가 나타난다.
 
 
■ 경쟁의 피로도는 덜어내는 구조적인 개선
 
 
학살자는 소모품 구매 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전투 중 귀환도 사용할 수 없다. 12시간 동안 이어지는 제재 시간은 마을에 머무는 동안에는 줄어들지 않아 페널티를 해소하려면 실제 위험을 감수하고 필드에서 활동해야 한다.

적대 관계를 맺은 세력끼리의 전투는 그대로 허용한다. 자유로운 경쟁과 필드의 긴장감은 유지하면서도 목적 없이 일반 이용자를 괴롭히는 행위에는 분명한 대가를 부여한 셈이다. 시스템이 모든 통제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무분별한 PK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방향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AI 모드가 반복 성장의 피로를 실제로 얼마나 줄여줄지, 페르소나가 직접 PvP와 다른 재미를 제공할지, 아티산이 서버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지는 출시 이후 확인해야 한다. 미다스의 금고가 시장의 가치를 안정시키는 장치가 될지, 시스템 매입으로 인한 새로운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지도 장기적으로 지켜볼 부분이다.

개발진이 밝힌 판매 원칙과 작업장 대응, 학살자 제도 역시 실제 운영 과정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다. 출시 직후 이용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서버 안정성과 버그 대응, 공지와 제재의 투명성도 게임의 첫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제우스: 오만의 신’은 단순히 화려한 그래픽과 대규모 전쟁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MMORPG 이용자들이 피로를 느꼈던 지점을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풀어내려 하고 있다.

직접 조작할 시간이 부족하면 AI 모드를 활용하고, 실시간 대전이 부담스럽다면 페르소나와 경쟁할 수 있다. 대규모 전쟁이 취향이 아니라면 제작과 거래에 특화된 아티산을 선택하고, 반대로 최상위 경쟁을 원한다면 인터 서버 전장과 점령전, 요새전, 공성전에 참여할 수 있다.

결국 ‘제우스: 오만의 신’이 내세우는 것은 경쟁의 제거가 아니라 경쟁에 참여하는 방법의 확장이다. 가장 강한 전투원만이 서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성장한 이용자와 길드를 관리하는 구성원, 시장을 움직이는 생산자까지 각자의 역할로 신화에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허락된, 가장 거대한 신화’라는 문구가 단순한 홍보 문구로 끝날지, 실제로 더 많은 이용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세계로 완성될지는 곧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신화를 향한 첫걸음은 8월 26일 낮 12시에 시작된다.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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