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첫날 승률 40% 초반이라는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던 '오버워치' 신규 돌격 영웅 D.Mon(디몬)이 일주일 만에 완전히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2일 시즌4 '부산의 영웅들'과 함께 정식 참전한 디몬은 대한민국 MEKA 부대의 두 번째 플레이어블 파일럿이라는 상징성과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초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출시 첫날 집계된 경쟁전 전 등급 통계에서는 픽률 17.5%, 승률 41.9%를 기록했다. 특히 그랜드마스터 및 챔피언 구간에서는 픽률 16.3%에 승률이 28.2%까지 떨어지면서 신규 영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출시 일주일이 지난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19일 기준 블리자드가 제공하는 영웅 통계에서는 디몬의 경쟁전 승률이 52%대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된다. 블리자드 공식 데이터를 정리하는 OWTICS에서도 전 등급 기준 승률 53.2%, 그랜드마스터·챔피언 구간 50.0%를 기록하고 있다. 출시 첫날과 단순 비교하면 전 등급에서는 약 11%p, 최상위권에서는 20%p 이상 상승한 셈이다.
불과 일주일 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영웅이 이제 통계상으로는 승률 50%를 확실하게 넘기는 돌격 영웅으로 올라왔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역시 출시 직후 진행된 연속 핫픽스다. 블리자드는 디몬 출시 당일부터 빠르게 수치를 조정했다. 플라스마 세이버의 피해량을 60에서 65로 올렸고, 추진기의 연료 소모율을 40에서 25로 낮추는 동시에 재생률을 15에서 22.5로 높였다. 융합 연발총 역시 피해량이 15에서 16으로 증가했고 재사용 대기시간은 6초에서 4초로 줄었다.
플라스마 세이버는 기본 공격 피해량이 상승하면서 250 생명력 영웅을 커트하는데 필요한 공격 횟수가 5회에서 4회로 줄어들었고 추진기는 디몬이 처음부터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기동 지속력을 크게 개선했다. 연발총 역시 대치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쉬운 공방 능력을 크게 개선해줬다.
15일에는 다시 한번 디몬을 대상으로 핫픽스가 적용됐다. 방벽을 펼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돌진 강타'의 시전 시간이 0.15초에서 0.05초로, 회복 시간은 0.25초에서 0.15초로 줄었으며 융합 연발총의 시전 시간 역시 0.3초에서 0.2초, 회복 시간은 0.5초에서 0.2초까지 감소했다.
여기에 휴대용 융합 연발총의 공격이 간혹 적중하지 않는 문제와 궁극기 '한계 돌파'로 적을 맞혔을 때 추가 생명력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문제도 수정됐다.
이 때문에 이용자 사이에서는 수치 상향과 사실상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버그 수정까지 합쳐 디몬이 출시 직후 '13단 상향'을 받았다는 표현까지 등장했고 현재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한 집계에서는 브론즈 54.7%, 실버 54.4%, 골드 53.8%, 플래티넘 53.7%, 에메랄드 53.0% 등 대부분의 일반적인 경쟁전 구간에서 53~54% 안팎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위 티어에서도 다이아몬드는 51.8%, 마스터는 50.7%, 그랜드마스터·챔피언도 50.0%까지 올라오며 티어가 높아질수록 승률이 낮아지는 경향은 있지만 적어도 현재 통계에서는 출시 초기처럼 최상위권에서 극단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사실 출시 첫날의 디몬은 신규 영웅을 처음 접하는 비숙련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경쟁전 시즌 초기라는 변수까지 가지고 있었다. 특히 최상위권처럼 표본이 적은 구간에서는 하루 단위 승률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당시부터 나왔다.
여기에 기존 돌격 영웅과 상당히 다른 운용법 역시 초기 성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디몬은 겉보기에는 검과 방패를 들고 있는 만큼 라인하르트처럼 전면에서 버티는 영웅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방벽을 계속 유지하면서 아군 전체의 피해를 받아내는 전통적인 메인 탱커와 거리가 있으며 짧은 사거리의 플라스마 세이버와 제한적인 방벽, 추진기와 돌진 강타, 융합 연발총을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교환하면서 '언제 몸을 집어넣고 언제 빠질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 운용법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출시 직후에는 방벽과 근접 공격만 믿고 정면에서 버티다 순식간에 메카에서 사출되는 사례가 많았지만 제대로 된 운영 방식이 정립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추진기를 통한 거리 조절과 융합 연발총 활용법, 궁극기의 생존 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플레이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것도 승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부 이용자는 방벽의 저열한 기본 성능 문제나 수직 기동성의 부재 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반대로 지금 상태라면 추가적인 직접 상향보다는 조금 더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출시 첫날만 놓고 보면 디몬의 출발은 분명 좋지 않았다. 출시 당일 긴급 패치를 시작으로 며칠 사이 여러 차례 손을 봐야 했다는 사실도 신규 영웅의 초기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일주일 만에 승률 41.9%에서 53%대로 올라왔다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디몬을 출시 첫날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중요한 지점은 출시 효과가 잦아들고 이용자들의 숙련도가 평준화된 뒤에도 현재의 50%대 승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최상위권에서도 안정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다.
한때 긴급 수술이 필요했던 부산의 새로운 수호자는 일단 응급실에서는 나온 모습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대규모 처방보다는 조금 더 긴 시간 동안의 경과 관찰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디몬을 둘러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경쟁전 밖에 있다. 일반 이용자들이 플레이하는 경쟁전과 e스포츠 대회의 영웅 출전 규정은 별개로 운영되며, 2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오버워치 월드컵에서는 디몬의 사용이 가능한 만큼 프로 무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프로 경기에서는 팀 단위로 역할을 분담하고 조합을 설계하는 만큼 경쟁전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다른 방식으로 보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출시 직후의 혹독한 신고식을 넘긴 디몬이 일반 경쟁전에서 자리를 잡는 것을 넘어 월드컵을 비롯한 e스포츠 무대에서도 실제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그리고 프로 선수들이 이 독특한 돌격 영웅에게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가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