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적 아날로그로 그린 도쿄의 마법·결투·재판, '아스오라' 김인 AD](https://www.gamechosun.co.kr/dataroom/article/20260818/224320/181697_1787042177.jpg)
정식 출시 전인 게임이 코믹마켓 한복판에 긴 대기열을 만들었다. 엔씨가 퍼블리싱하고 디나미스 원이 개발 중인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이하 아스오라)'는 제108회 코믹마켓(C108)에서 티저 아트북과 굿즈를 선보이며 일본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아스오라는 '마법'과 '신전기'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89년의 도쿄를 재구성한 서브컬처 게임이다. 카세트테이프와 CRT 모니터, 공중전화처럼 스마트 기기 이전 시대를 상징하는 사물과 마법사가 활동하는 비일상적인 세계를 한 화면에 담아낸 것이 특징으로, 최근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근미래풍 어반 판타지와는 뚜렷하게 다른 방향을 겨냥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서정적 아날로그'라는 확고한 시각적 방향성이 있었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직접 경험한 적이 없더라도 어딘가 익숙하고 그리운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색채와 질감으로 다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비주얼을 총괄하는 인물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즉흥환상'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김인 아트 디렉터(AD)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이미 익숙한 마법과 신전기라는 소재를 억지로 비트는 대신, 장르가 지닌 고전적인 매력을 정면으로 전달하는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게임조선은 아스오라의 첫 오프라인 공식 일정인 C108 현장에서 김인 AD를 만나 아스오라가 '89년의 도쿄'를 무대로 선택한 이유와 현실·판타지의 균형, 캐릭터 디자인의 규칙, 2D 일러스트를 3D로 옮기는 과정 등 제작 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봤다.

C108 현장에서 만난 김인 AD = 게임조선 촬영
기자: 처음 뵙는 분들을 위해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인 AD: 안녕하세요, 디나미스 원에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아트 디렉터(AD)를 맡고 있는 김인입니다. 콘셉트 아티스트로서는 'hwansang(환상)'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해 왔으며,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블루 아카이브'의 AD로 일했습니다.
이용자분들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기자: AD로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비주얼을 처음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었나요?
김인 AD: 핵심 키워드는 '서정적 아날로그'였습니다. 마법과 신전기라는 소재는 이미 전제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트 디렉터로서 제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이미 수없이 다뤄진 소재를 어떻게 새롭고 신선하게 전달할 것인가'였습니다.
그 고민을 거치는 과정에서 억지로 소재를 비틀어 낯설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그 장르가 원래 가진 장점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매력을 정면으로 잘 전달하는 쪽이 더 맞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 클래식함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질감이 '아날로그'라는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시나리오 디렉터 'isakusan(이사쿠산)'님이 써주신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그 안에 담긴 '서정적인 감성'에 크게 매력을 느꼈고 이 감성과 '아날로그'라는 질감을 함께 묶어 '서정적 아날로그'를 프로젝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중심이 되는 키워드가 한 번 정해지고 나니 캐릭터와 배경의 작화의 결 그리고 세계 전체의 톤 앤 매너 같은 세부적인 방향들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듯 정리됐던 것 같습니다.

'미츠코에 루나'가 소지하고 다니는 통신기는 일본 특유의 피처폰 '가라케(ガラケー)'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 NC 제공
기자: 현대 또는 근미래풍 어반 판타지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현 서브컬처 시장에서 작품의 무대가 '89년의 도쿄'로 묘사된 점은 상당히 독특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시대상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와 이를 디자인에 녹여내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김인 AD: '마법'이라는 소재를 전제로 어떤 무대의 비주얼을 선보여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질문 주신 것처럼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근미래풍의 어반 판타지', 'JRPG식의 서양 판타지' 서브컬처 게임이 이미 포화에 가까운 상태라고 생각했고 다른 결의 비주얼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콘셉트인 '아날로그 도쿄'에 이르게 됐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공개된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한 작품의 등장인물이라는 통일감이 있으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미나토구 소녀들의 마법활동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행한 마법학교 청춘물의 느낌을, '아키나 괴담 연구소'의 인물들은 크고 강렬한 눈매 묘사가 특징인 90년대 마법 소녀 애니메이션의 화풍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김인 AD: 캐릭터 디자인적으로는 등장인물이 클레이스(완드)를 들고 주변에 십자 빛이 빛나는 것을 기본적인 디자인 규칙으로 삼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90~00년대에 볼 수 있는 굵은 선이나 스트로크 등 아날로그 작화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반대로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 실루엣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것'과 작품 전체의 통일감 사이에서는 어떤 식으로 균형을 잡고 있나요?
김인 AD: 질문 주신 것과 같이 캐릭터를 전부 검게 칠했을 때 실루엣만으로도 구별이 가능한지, 키컬러는 변별력이 있는지, 지니고 있는 소품과 복식, 플레이스타일 등에서 고유의 매력이 드러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김인 AD: 아트북에 수록된 캐릭터들 중에서는 세이란 동우회의 3인이 최종 디자인에 도달하기까지의 산고가 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자: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예쁜 캐릭터'와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캐릭터'는 조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인 AD님이 생각하는 좋은 캐릭터 디자인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김인 AD: 디자인적으로는 픽토그램이나 컬러셋 등으로 극단적으로 단순화했을 때도 그 캐릭터의 매력과 개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야기적으로는 이용자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눈이나 마음에 걸리는 물음표를 제시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2D 일러스트의 매력을 실제 게임 화면의 3D 캐릭터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인 AD: 입체로서 매력이 있는지, 움직였을 때 매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셜 모션을 통한 감정 표현이 2D에서 줄 수 없는 3D만의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의 연기가 캐릭터성에서 멀어지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처음 접하는 일러스트와 실제 플레이 중 계속 바라보게 되는 3D 모델에서는 각각 강조해야 하는 매력이 다를 것 같습니다. 두 영역의 디자인에서 차이를 두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인 AD: 3D의 경우 일러스트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3D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매력, 즉 움직임의 연속성과 공간감, 시점의 자유로움 등을 살리는 방향으로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아스오라는 상당히 강한 색채와 독특한 그래픽 표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UI나 배경, 캐릭터를 모두 합쳤을 때 화면 전체에서 '아스오라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각적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인 AD: 색채 설계와 질감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간 톤을 풍부하게 하여 디지털 작화의 얇고 쨍한 면을 보다 아날로그한 색채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정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인쇄물이나 필름에서 느낄 수 있는 질감을 전달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C108은 아직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지 않은 이용자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먼저 접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아트북이나 부스를 처음 본 관람객이 '아스오라는 이런 게임이구나'라고 어떤 인상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하나요?
김인 AD: 아트 면에서는 '기억 속에 있는 그리움을 재현했구나'하고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하고 있고, 살펴보셨을 때 그러한 감각을 느껴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곧 CBT를 통해 이용자들이 실제 게임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이미지나 영상만 봤던 이용자들이 직접 플레이했을 때, 아트 측면에서 꼭 주목해줬으면 하는 부분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김인 AD: 질문 주신 내용과 다소 어긋나지만, 도리어 아트만 강조되어 표출되기보다는 게임 전체를 하나의 체험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한 명만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인가요? 이유도 궁금합니다.
김인 AD: 먼저 언급한 마법활동부의 '에린'이 될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처음 제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전개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갈 캐릭터기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즐겨주실 이용자분들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에린의 이야기를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쿄는 마법과 신전기라는 조합에서 클래식함을 전달한다고 했을 때 빼놓을 수 없고 몇 번이나 다뤄도 그 매력과 맛이 변하지 않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마법' 외에도 '신전기'라는 테마가 핵심이기 때문에 신전기가 유행했던 시대의 질감을 그대로 가져오고자 했고 90년대에서 00년대 초, 일본 연호로 치면 쇼와 말에서 헤이세이 초기의 시대상을 채택하였습니다.
카세트테이프, CRT 모니터 등의 소품이나 공중전화 박스 등 '스마트'와는 거리가 먼 비주얼 장치들을 배치하여 사람과 사람 간의 기분 좋은 거리감과 향수를 전달하고자 설계하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느낌을 내기 위해 클리어 파일 백을 아예 서류 봉투처럼 디자인한 공식 굿즈 = 게임조선 촬영
기자: 아스오라는 가상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현실의 모습'을 반영한 89년 도쿄에 '마법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섞어야 합니다. 현실과 판타지 중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튀지 않도록 시각적으로 균형을 잡는 기준이 있었나요?
김인 AD: 개인적으로 '신전기'라는 장르에서 시각적인 매력은 밤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비일상감과 타인이 모르는 신비한 세계로의 진입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매력이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낮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평범한 일상이 신비한 세계보다 먼저 이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그 세계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야 그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에서는 아날로그 도쿄의 일상과 생활감을 충분히 전달함으로써 전체적인 세계의 무게중심이 마법과 비일상에 흔들리지 않고 충분히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그래픽 디자인에서의 흑과 백의 균형, 전체 비주얼 설계에서의 낮과 밤의 균형처럼 어느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서로를 보완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특구청'은 마법사를 관리하는 행정기관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행정 및 관료주의 색채가 강한 일본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판타지 게임의 마법사 조직과 달리 '공무원 조직'이라는 느낌을 디자인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사용했나요?
김인 AD: 관료제를 매력으로 다루는 장르의 비주얼적인 매력 포인트는 정장으로 대표되는 흑과 백의 정갈함과 서류, ID 카드 등으로 나타나는 조직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주얼 장치로는 위의 정장, 서류의 매력을 베이스로 세팅하고, 특징으로는 도장이나 명패, 명함 등의 아날로그 소품들을 더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아키나 괴담 연구소의 소장 '아키츠 아키나'의 콘셉트 아트 = NC 제공
기자: 지금까지 공개된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한 작품의 등장인물이라는 통일감이 있으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미나토구 소녀들의 마법활동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행한 마법학교 청춘물의 느낌을, '아키나 괴담 연구소'의 인물들은 크고 강렬한 눈매 묘사가 특징인 90년대 마법 소녀 애니메이션의 화풍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다양한 방향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통일감을 가지도록 정해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다운 디자인 규칙'이 있었나요?
김인 AD: 캐릭터 디자인적으로는 등장인물이 클레이스(완드)를 들고 주변에 십자 빛이 빛나는 것을 기본적인 디자인 규칙으로 삼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90~00년대에 볼 수 있는 굵은 선이나 스트로크 등 아날로그 작화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각 디자인 콘셉트는 IP가 시작하는 시점에는 너무 강한 개성을 내세우기보다는 클리셰적으로 누구나 매력을 쉽고 편하게 인지하면서도 서로 구별할 수 있도록 시작하고 있으며 이후 더 깊이 들어가서는 복합적인 콘셉트를 조합해 다양한 매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제 존재하는 지역, 도시, 랜드마크를 모티프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각 캐릭터나 클랜이 근거지로 삼는 주요 무대의 특색을 비주얼로 전달하는 것 역시 신경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기자: 반대로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 실루엣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것'과 작품 전체의 통일감 사이에서는 어떤 식으로 균형을 잡고 있나요?
김인 AD: 질문 주신 것과 같이 캐릭터를 전부 검게 칠했을 때 실루엣만으로도 구별이 가능한지, 키컬러는 변별력이 있는지, 지니고 있는 소품과 복식, 플레이스타일 등에서 고유의 매력이 드러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체의 통일감 측면에서는 크게는 같은 스테이지에 세워 놓았을 때 디자인과 작화의 데포르메와 색채 설계가 서로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진짜 메스가키 악역영애’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이란 동우회의 ‘케이코우 마요이’ = NC 제공
기자: 이번에 진행하는 코믹마켓(C108)에서 판매하는 티저 아트북에는 초기 캐릭터 콘셉트도 담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 디자인에 도달하기까지 특히 변화가 컸던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인지, 또 어떤 시행착오를 거쳤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인 AD: 아트북에 수록된 캐릭터들 중에서는 세이란 동우회의 3인이 최종 디자인에 도달하기까지의 산고가 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10대 소녀들을 다루는 데 있어 학원, 학교라는 맥락이 빠질 수 없는데, 그런 맥락을 사용하면서도 집단 전체의 비주얼이 학원물처럼 전달되지는 않아야 하는 경계를 찾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컸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이란 동우회 담당자이자 함께 아트 디렉션에 도움을 주고 계신 DoReMi(도레미)님의 조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매력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반대로 최초 콘셉트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은, '첫 디자인부터 이건 무조건 먹힌다'는 확신이 있었던 캐릭터도 있었나요?
김인 AD: 미나토 마법활동부의 '에린(타나카 에린)'이 초기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확신이 있었던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물론, 대중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인지 상품성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개인 취향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아트 디렉터 관점에서 긴 IP의 설계와 흐름에 있어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서비스 과정에서 더욱 매력이 더해질 캐릭터이기에 많이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나카 에린의 백면 일러스트는 90년대 마법소녀 결투물 '소녀혁명 우테나'를 연상시키는 구도가 특징이다 = NC 제공
기자: 캐릭터의 설정이나 성격을 먼저 받아 디자인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비주얼에서 출발해 캐릭터의 설정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나요? 아스오라에서는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인 AD: 기본적인 캐릭터 디자인 확정 과정의 경우에는 시나리오에서 먼저 사용하고 싶은 캐릭터 기획을 발주하고 거기에 맞춰 캐릭터의 이미지와 디자인을 확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실제로 미나토 마법활동부 3인의 경우 아트가 먼저 나와 비주얼을 제시하고 시나리오에서 이를 맞추는 등, 캐릭터 제작은 다양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자: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예쁜 캐릭터'와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캐릭터'는 조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인 AD님이 생각하는 좋은 캐릭터 디자인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김인 AD: 디자인적으로는 픽토그램이나 컬러셋 등으로 극단적으로 단순화했을 때도 그 캐릭터의 매력과 개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야기적으로는 이용자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눈이나 마음에 걸리는 물음표를 제시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여러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을 접해주시면서 각각 마음에 걸리는 물음표가 이용자분들께 남았으면 합니다.
기자: 2D 일러스트의 매력을 실제 게임 화면의 3D 캐릭터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인 AD: 입체로서 매력이 있는지, 움직였을 때 매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셜 모션을 통한 감정 표현이 2D에서 줄 수 없는 3D만의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의 연기가 캐릭터성에서 멀어지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지만 강렬함과 박력을 중시해 타격감을 한껏 살린 컷인 연출 = NC 제공
기자: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처음 접하는 일러스트와 실제 플레이 중 계속 바라보게 되는 3D 모델에서는 각각 강조해야 하는 매력이 다를 것 같습니다. 두 영역의 디자인에서 차이를 두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인 AD: 3D의 경우 일러스트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3D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매력, 즉 움직임의 연속성과 공간감, 시점의 자유로움 등을 살리는 방향으로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3D에서 움직였을 때 더 잘 보이도록 2D보다 강조되거나 단순화한 요소들이 있고, 격투 게임에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모델링의 말단 실루엣을 강조하는 것과 비슷한 관점에서의 접근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아스오라는 상당히 강한 색채와 독특한 그래픽 표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UI나 배경, 캐릭터를 모두 합쳤을 때 화면 전체에서 '아스오라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각적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인 AD: 색채 설계와 질감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간 톤을 풍부하게 하여 디지털 작화의 얇고 쨍한 면을 보다 아날로그한 색채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정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인쇄물이나 필름에서 느낄 수 있는 질감을 전달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C108은 아직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지 않은 이용자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먼저 접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아트북이나 부스를 처음 본 관람객이 '아스오라는 이런 게임이구나'라고 어떤 인상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하나요?
김인 AD: 아트 면에서는 '기억 속에 있는 그리움을 재현했구나'하고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하고 있고, 살펴보셨을 때 그러한 감각을 느껴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옛날의 것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닌, 머릿속에 아스라히 있는 겪어보지 않은 추억이나 그리움을 현대의 감성으로 재현한 비주얼로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일본 이용자들의 호응에 완판을 달성한 티저 아트북 = 게임조선 촬영
기자: 곧 CBT를 통해 이용자들이 실제 게임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이미지나 영상만 봤던 이용자들이 직접 플레이했을 때, 아트 측면에서 꼭 주목해줬으면 하는 부분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김인 AD: 질문 주신 내용과 다소 어긋나지만, 도리어 아트만 강조되어 표출되기보다는 게임 전체를 하나의 체험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체험하는 동안에는 일관된 경험을 하고, 돌아서서야 '아, 그런 장면이 좋았지'하고 느낄 수 있는 비주얼과 아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한 명만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인가요? 이유도 궁금합니다.
김인 AD: 먼저 언급한 마법활동부의 '에린'이 될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처음 제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전개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갈 캐릭터기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즐겨주실 이용자분들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에린의 이야기를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식 부스 앞에서 한 컷 = 게임조선 촬영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