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동인 행사 코믹월드가 15일과 16일 양일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4·5홀에서 개최됐다.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캐릭터, 창작물을 즐기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이른 시간부터 계속됐다.
이번 코믹월드에는 주최측 추산 2,500개가 넘는 부스가 참가했으며, 양일간 4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넓은 전시장 내부를 가득 채운 부스에서는 일러스트와 회지, 아크릴 스탠드, 키링, 엽서 등 창작자들이 직접 제작한 다양한 동인 상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코믹월드의 중심에는 역시 창작자들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2차 창작물부터 오리지널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한 1차 창작물까지 소재와 표현 방식도 다양했다.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와 굿즈는 물론, 부스 자체를 하나의 작품처럼 꾸민 참가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를 찾아 행사장을 누볐다. 인기 부스 앞에는 자연스럽게 긴 대기열이 만들어졌고, 준비한 상품이 일찍 품절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작가와 직접 인사를 나누거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은 온라인 중심의 서브컬처 문화에서는 쉽게 느끼기 어려운 동인 행사의 매력을 보여줬다.
행사장 안팎의 볼거리도 풍성했다. 먼저 다양한 캐릭터와 게임을 소재로 꾸민 이타샤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차량 전체를 캐릭터 일러스트로 장식한 화려한 이타샤들은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대형 전시물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고, 관람객들은 마음에 드는 차량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또 하나의 즐길거리로 받아들였다.
코스프레 역시 코믹월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 등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로 변신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행사장 곳곳을 누볐다. 원작의 디자인을 충실하게 재현한 의상부터 캐릭터의 특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코스프레까지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을 돌아다니다 예상하지 못한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 역시 코믹월드를 찾은 관람객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개인 창작자 중심의 행사지만 기업 참가 역시 눈길을 끌었다. 스마일게이트는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앞세운 부스를 마련하고 현장을 찾은 관람객을 맞았다. 이외에도 행사장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굿즈 구매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구성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규모 인파 속에서도 비교적 질서 있게 움직이는 현장의 모습이었다. 2,500개가 넘는 부스와 수만 명의 관람객이 한 공간에 모인 만큼 혼잡함은 피하기 어려웠지만 참가자들은 대기열을 지키고 이동 동선을 따라 움직였으며, 스태프들도 곳곳에서 관람객을 안내하며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코믹월드의 역사와 경험이 만들어낸 모습이기도 하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창작자, 좋아하는 창작자와 작품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그리고 이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현장을 관리하는 스태프까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코믹월드는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장터라고만 표현하기 어려운 행사다.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 준비한 작품을 처음 세상에 선보이는 자리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작가를 직접 만나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코스프레와 이타샤, 기업 부스와 각종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이제는 국내 서브컬처 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거대한 축제에 가까운 모습으로 성장했다.
폭염이 이어진 여름 한복판에서도 수천 명의 창작자와 수만 명의 관람객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보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참가자들의 열정 속에서 이번 코믹월드는 국내 동인 문화가 가진 규모와 다양성,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