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마켓] '게임 속 관공서'가 현실의 줄 관리까지, 아스오라가 보여준 C108 운영의 묘미](https://www.gamechosun.co.kr/dataroom/article/20260815/224274/778297_1786793463.j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이하 아스오라)'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행정'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강력한 마법사나 선택받은 용사가 아닌 평범한 공무원 '주임'이며, 플레이어가 근무하게 되는 곳 역시 마법 세계의 행정을 관리하는 기관인 '특구청(特区庁)'이이기 때문에 아스오라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마법과 행정'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두 요소가 자연스레 섞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작품의 주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15일 코믹마켓108에서 만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는 이 설정을 기업 부스 특유의 단순히 크기만 한 세트장으로 재현하지 않았고 그 대신 사람들이 줄을 서고 안내를 받고 상품을 구매하는 행사 운영 그 자체를 작품의 분위기와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안내물이다. 검은 바탕과 흰색 테두리를 사용한 '굿즈 판매 대기열' 표지판 옆에는 공식 X 캠페인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함께 배치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안내문을 화려한 캐릭터 일러스트로 시선을 끄는 광고물이 아니라 정말로 공문서처럼 위한 딱딱한 문체와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공식 X의 정보 전달 방식도 비슷하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캐릭터 및 게임 정보를 공개할 때부터 상당수 게시물을 '특구청 홍보과에서 안내드립니다(特区庁広報課からのご案内)'라는 형식으로 전달해왔다.
게임 밖에서 이루어지는 홍보 활동조차 누군가 특구청의 공식 업무로 처리하고 있다는 설정을 유지하는 셈이다.

판매 대기열의 마지막을 알리는 '굿즈 판매 최후미(物販最後尾)' 팻말
왼쪽에는 C108 판매 상품이 정리돼 있다.
실제 줄 관리에서도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대기열의 시작과 마지막에는 각각 '굿즈 판매 대기열(物販待機列)', '굿즈 판매 최후미(物販最後尾)' 팻말을 세우고 상품 목록과 구매 동선을 별도로 분리했다. 물론 코믹마켓의 기업 부스라면 특별하지 않은 운영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현장 운영이 '공무원과 행정기관이 등장하는 게임'이라는 작품 설정과 만나면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게임의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별도의 장황한 설정문을 읽게 하는 대신 줄을 서는 과정에서 안내판을 보고, 절차에 따라 화면을 제시하고, 물품을 받는 일련의 경험 자체가 묘하게 관공서 업무를 연상시킨다.
특히 현장 SNS 캠페인은 이러한 성격이 강했다. 공식 X 계정의 팔로우 화면을 제시하면 특제 쿨 보디 시트를 제공하고, 지정 게시물을 리포스트한 화면을 추가로 보여주면 포스트카드 4장 세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각각 한 사람당 한 번만 받을 수 있으며 준비 수량이 소진되면 종료되는 방식을 '팔로우 확인 → 물품 지급', '리포스트 확인 → 별도 물품 지급'이라는 짧고 명확한 절차로 만든 것이다.
여름 코믹마켓이라는 상황을 감안해 첫 번째 증정품을 쿨 보디 시트로 정한 것도 실용적이다. 온라인 계정의 팔로워를 늘리면서 동시에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지급하는 구조라서 단순한 전단 배포보다 행동 유도가 명확하다.

카운터 역시 방문객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공무원 콘셉트 유지를 위해 다음 손님을 큰 소리로 부르기보다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굿즈를 확인하고 결제하는 공간을 한쪽 벽면을 따라 배치하고 뒤쪽에는 대형 캐릭터 일러스트를 설치했다. 복잡한 체험 콘텐츠보다는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코믹마켓의 특성에 맞춰 구매와 이동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집중한 구조다.
이 때문에 이번 부스에서 말하는 '특구청 콘셉트'는 테마파크식 재현과는 조금 다르다. 실제 관공서처럼 창구 번호를 발급하거나 직원이 캐릭터 역할을 연기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지는 않으며 오히려 공지, 대기, 확인, 지급이라는 매우 평범한 행사 운영의 문법 위에 특구청이라는 설정을 얇게 씌웠다.
하지만 그 덕분에 관람객에게는 설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스오라답다'고 느낄 만한 여지를 남겼다.
거대한 조형물 하나보다 안내판 한 장, SNS의 게시물 제목 하나가 세계관을 더 오래 유지시킬 수도 있다. 행정이 게임의 주요 소재라면 행사 운영 역시 하나의 행정이 될 수 있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C108 부스는 그 단순한 아이디어를 꽤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아스오라의 공식 SNS 안내를 보면
심히 공익광고스러운 포스터와 딱딱한 문체가 돋보인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