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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이 아니라 이제는 '영혼의 단짝', 동반자 캐릭터의 매력 내세우는 신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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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이 아니라 이제는 '영혼의 단짝', 동반자 캐릭터의 매력 내세우는 신작들
 
최근 대형 게임 신작을 살펴보면 묘하게 겹치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플레이어의 곁을 따라다니며 함께 싸우고 성장하는 ‘동반자’의 존재다.
 
사실 게임에서 동반자 자체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포켓몬스터'를 필두로 동반자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들은 오래전부터 파트너십을 작품의 중심점에 두고 있었고 그 영향력이 비교적 미진한 MMORPG에서도 펫이나 소환수는 없으면 섭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동반자를 단순히 전투력을 보태는 펫이나 수집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전투는 물론 탐험과 이동, 채집, 생산, 건축에 관여하며 플레이어와 별개의 성장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제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닌 동반자 캐릭터를 발견하고 수집하는 과정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되는 작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 호요버스의 ‘붕괴: 넥서스 아니마’, 넥슨이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아주르 프로밀리아’와 가레나를 통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몬스터 헌터 아웃랜더스’다.
 
네 작품은 장르도, 세계관도, 동반자를 활용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단순하게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얻는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와 함께 게임 속 세상에서 끝나지 않는 모험을 함께 할 영혼의 단짝을 찾는다'는 경험을 게임의 중요한 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네 작품 가운데 동반자의 비중이 가장 큰 게임은 단연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이다.

크래프톤 산하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작품은 포켓페어의 '팰월드' IP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원작의 핵심인 팰 수집과 육성, 건축 중심의 오픈월드 서바이벌이라는 특장점은 살리면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과 스킬 기반 전략 전투를 제공하는 것을 개발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팰월드 모바일에서 '팰'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통용되는 '동료 몬스터'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와 함께 싸우며 전투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물론 거점에서는 건축과 생산에 직접 투입되는 귀중한 노동력으로 작동하며 포획한 팰의 특성과 적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어 어느 정도 수집 풀이 완성되면 교배와 부화를 통해 새로운 팰, 최고의 팰을 확보하는 육성 요소가 사실상 엔드 콘텐츠를 차지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팰월드 특유의 살짝 비틀린 세계관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팰은 소중한 친구지만 동시에 노동력이고 필요하다면 생존을 위한 수단인 식량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러한 원작 특유의 블랙코미디 요소를 숨길 생각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이는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팰월드만의 독자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갤럭시 스토어 등 국내 주요 앱 마켓에서 스토어 사전등록까지 시작하며 정식 서비스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주르 프로밀리아'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흥미로운 화두를 던져주는 타이틀이다.
 
만쥬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국내 서비스를 맡은 이 작품은 판타지 월드 RPG를 표방하는 동시에 신비한 생명체 '키보(Kibo)'와 동반자가 되어 세계를 탐험하고 전투, 건설, 농장 경영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게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동반자인 '키보'를 '모으는 것'이 게임의 핵심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의 경우 대부분 동반자 캐릭터가 인게임 콘텐츠 플레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면 아주르 프로밀리아에서는 키보를 모으고 키보와 관련된 사건사고들을 해결하는 것으로 메인 스토리가 굴러가며 오히려 주인공인 성림자와 인간 또는 인간과 비슷한 아인종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수집한 키보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타 게임과 비슷할지 몰라도, 키보를 수집해야 하는 동기는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맵이 달라지는 동선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전에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키보와 아종 키보를 만나게 하는 등,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도 현재 서브컬처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오픈월드 RPG에서 자주 발생하는 '목적지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효과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키보를 만나고, 모으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모험의 목적이 되는 만큼 아주르 프로밀리아에서 키보의 존재는 플레이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수단을 넘어 플레이어가 세계와 관계를 맺게 만드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요버스의 ‘붕괴: 넥서스 아니마’는 동반자라는 소재를 아예 작품의 제목과 정체성으로 가져왔다. 최근 진행된 ‘진화 테스트’에서도 플레이어는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아니마를 만나고 포획하며 이들과 함께 탐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발진 역시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붕괴 시리즈의 후속작인 것과 별개로, 아니마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크리처 컬렉팅 어드벤처 전략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 발표한 테스트 내용 결산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아니마와 만나고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아니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개선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넥서스 아니마가 앞선 두 게임과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은 전투다. 플레이어 캐릭터 옆에서 아니마 한두 마리가 실시간으로 적을 공격하는 일반적인 동반자 전투 대신, 수집한 아니마를 조합해 별도의 '넥서스 배틀'을 치르는 오토배틀러 구조를 채택했다.

때문에 필드에서 마음에 드는 아니마를 발견하고 수집하는 행위가 그대로 새로운 전략 파츠를 획득하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어떤 아니마를 가지고 있는지뿐만 아니라 각각의 원리와 특성, 역할에 따른 시너지를 바탕으로 어떤 조합이 효과적인지, 상대 조합을 어떻게 카운터 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그 덕분에 미진화체 아니마 역시 단순히 진화체의 하위 호환에 그치지 않고, 각자에게 배분된 요소를 조합에 맞게 활용하면 충분히 전투에 투입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넥서스 아니마는 인연을 맺는 '유대' 그 자체를 게임의 주요 테마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 특히 같은 종이라도 개체에 따라 성격과 행동양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파고들며 몰입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이다.
 
 
사실 '몬스터 헌터'만큼 동반자의 존재감이 큰 IP도 드물 것이다. 시리즈 초기의 아이루는 메라루와 함께 그저 전투를 귀찮게 만드는 필드의 악동이자 잡몹에 불과했지만 동료를 의미하는 오토모(オトモ)의 이름이 부여된 2G 이후로는 둘도 없는 든든한 동반자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리즈에 따라 성능 편차가 심하고 가끔 가루크와 같은 걸출한 성능을 가진 경쟁자가 등장하여 그 위상을 위협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루는 알아서 아이템을 사용하고 위험에 빠진 헌터를 구하는 등 전투를 보조하며 다른 헌터들과는 달리 수레를 타지 않는 사양이라 미션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심지어 아이루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액션과 세팅, 육성 방법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제는 어지간한 헌터보다는 아이루가 훨씬 믿음직한 동료라는 의견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방점을 찍는 것이 텐센트와 캡콤이 개발하고 가레나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몬스터헌터 아웃랜더스'다. 특히 아웃랜더스는 8월 7일부터 3차 CBT를 진행하며 정식 출시에 앞서 전투와 성장, 탐험을 비롯한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을 검증하고 있다.
 
해당 작품에서는 아이루 외에도 영장류와 조류의 모습을 한 루타코와 메들리가 새로운 동반자로 추가됐으며, 이들 동반자와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모험가 헌터의 조합이 하나의 팀이자 빌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소개됐다.
 
동반자의 타입에 따른 특성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무기의 숙련도가 높고 직접적인 전투의 기여도가 높은 아이루 외에도 루타코는 높은 지능과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으로 전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유틸리티에 특화되어 있으며 메들리는 음파와 노랫소리를 활용한 지원 능력이 뛰어나 시리즈에서 대표적인 서포팅 무기로 자리 잡은 수렵피리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아웃랜더스는 최근 테스트 피드백을 통해 동반자 캐릭터를 뽑기로 획득하는 초기 BM을 폐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SSR 동반자를 기본적으로 무료 지급한다는 변경안을 통해 '동반자 캐릭터의 등급 구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다양한 동반자를 모으고 육성하는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따라서 정식 출시 이후에는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가루크를 비롯한 다양한 동반자 또한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네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은 '동반자 캐릭터'들이 더 이상 플레이어를 졸졸 따라다니는 '펫'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팰은 생존과 거점 운영을 책임지고, 키보는 세계를 탐험해야 할 이유가 되며, 아니마는 수집과 전략 전투를 연결한다. 아웃랜더스의 동반자 역시 헌터와 조합해 하나의 빌드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오픈월드를 중심으로 게임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최근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동반자들이 전투와 탐험을 넘어 생활 콘텐츠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게임 세계에 생동감을 더할 수 있고, 캐릭터 수집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도 콘텐츠와 디자인의 폭을 넓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동반자를 만들어 넣었느냐가 아니다. 플레이어가 왜 그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만난 뒤에는 왜 계속 함께하고 싶어 하는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내느냐가 이들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기한 작품들이 동반자 캐릭터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은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향한다. '동반자'가 단순한 부가 시스템을 넘어 앞으로의 오픈월드와 수집형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세계와 관계를 맺게 만드는 또 하나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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