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의 한 판은 늘 같은 크기의 보드에서 시작하지만 같은 모습으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상점과 증강, 아이템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고 때로는 완성 직전의 조합까지 과감하게 뒤집어야 한다.
7일부터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펼쳐진 'TFT 와일드 팬페스트' 역시 이러한 게임의 성격을 닮아 있었다. 신규 세트 체험부터 프로 선수들의 경기, 인플루언서 매치, 아티스트 공연과 팬 창작물 전시까지 서로 다른 콘텐츠가 하나의 공간을 채워나간다. 단순한 업데이트 홍보 행사를 넘어 서비스 7주년을 맞은 TFT가 앞으로 어떤 게임으로 성장하려 하는지를 압축한 자리다.
라이엇게임즈는 7일부터 여의도 더현대 서울 5·6층에서 'TFT 와일드 팬페스트 in 더현대 서울'을 선보인다. 행사의 중심은 오는 26일 정식 출시되는 18번째 세트 '신비의 숲'으로 더현대 서울의 실내 정원인 사운즈 포레스트를 게임 속 자연과 정령의 공간으로 꾸미고 신규 세트를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PBE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7개 미션을 수행하는 스탬프 투어를 비롯해 TFT 신상품을 판매하는 라이엇 스토어, 팬아트 갤러리, 아티스트 앨리, 리그 오브 레전드 기반 트레이딩 카드 게임 ‘리프트바운드’ 전시존을 만나볼 수 있었다. TFT를 잘 아는 방문객에게는 익숙한 콘텐츠를 현실에서 만나는 경험을 TFT를 모르는 방문객에게는 캐릭터와 공간을 통해 게임에 진입할 계기를 제공한다는 구성이다.
이처럼 큰 규모의 행사를 열 수 있게 된 배경에는 TFT가 지난 7년 동안 확보한 독자적인 이용자층이 있다. 2019년 PC 버전 출시 첫 주말에는 실제로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이용자의 30% 이상이 TFT를 플레이했고 2020년 모바일 버전이 등장하면서 언제든 TFT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고 2021년에는 '팔차선' 정인제 선수가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오르며 국내 e스포츠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현재 글로벌 TFT 생태계에서 게임을 경험한 플레이어는 3억 명 이상이다. 와일드 팬페스트의 정식 오픈을 앞두고 진행한 프레스 브리핑에서 관계자들은 글로벌 이용자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의 비중이 50%를 넘어섰고 한국 서버 역시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역대급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공강 사이에 한 판을 즐기는 대학생, 제한된 휴식 시간을 활용하는 군인, 출퇴근길에 게임을 실행하는 직장인처럼 TFT가 일상 속 자투리 시간을 채우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TFT가 내세운 장기 흥행의 원동력은 결국 '변화'다. 지난 7년간 우주와 용, 음악, 아케인, 소년만화, 신과 자연에 이르기까지 18개의 테마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신규 세트 주기를 연 3회로 확대했다. 증강과 조우자, 이상 현상, 주술, 파워업, 신들의 가호, 수호령 등 세트를 대표하는 시스템도 매번 새롭게 설계했다.
일반적인 장기 서비스 게임이 이용자가 익힌 규칙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을 택한다면 TFT는 정반대에 가깝다. 일정한 주기마다 챔피언과 특성, 핵심 시스템을 갈아엎어 기존의 정답을 무효로 만든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조합을 처음부터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 TFT가 선택한 생존 방식인 셈이다.



그래서 다음 변화는 콘텐츠보다 게임의 기반에 두고 있다. TFT는 '신비의 숲' 출시 이후 같은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 공유해 온 '마법공학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옮겨간다. 이후 10월 9일에는 PC 전용 클라이언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전환의 목적은 당장 그래픽을 화려하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업데이트와의 충돌에서 벗어나 TFT에 필요한 개발 도구와 기능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콘텐츠를 더욱 유연하게 구현하기 위한 장기 투자에 가깝다. 전용 클라이언트 역시 게임 실행 단계부터 TFT에 집중된 동선과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TFT 와일드 팬페스트'는 신규 세트를 먼저 체험하는 행사인 동시에 TFT가 LoL의 한 게임 모드에서 자기 완결적인 게임 IP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다. 연간 세 차례씩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기술적으로는 독립된 기반을 마련하며 게임 밖에서는 플레이어와 e스포츠, 창작자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것이다.
한편, 더현대 서울 행사는 8월 10일 백화점 휴무일을 제외하고 17일까지 운영된다. 체험존 사전예약은 모두 마감됐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스탬프 투어 대기 등록이 진행될 수 있다. 더현대 서울 행사가 끝난 뒤에는 21일부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후속 팝업스토어가 운영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