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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2024 서머, 막판에 개들을 풀어라! 나피리-나서스 대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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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롤 파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2024 서머 시즌의 정규 시즌 마지막 매치인 89, 90경기가 진행됐다.

89경기는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농심 레드포스(NS)와 오케이저축은행 브리온(BRO)의 2024시즌 고별전이 성사됐으며 90경기는 서머 시즌 1위, 2위를 확정지은 젠지 이스포츠(GEN)와 한화생명 이스포츠(HLE)가 부딪히는 피날레 매치가 됐다.

시즌 순위가 완전히 확정된 상황인만큼 두 경기 모두 평소에는 등장하기 힘든 챔피언과 조합 또는 선수들을 시험하는 일종의 실험실이 개장될 확률이 있다. 다만, GEN과 HLE의 대결은 결승 진출이 매우 유력한 두 팀이 만나는 만큼 전력을 다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미리보는 결승전'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 89경기 농심 레드포스 vs 오케이저축은행 브리온

NS에서 쌍포 조합으로 빌드업을 하는 것을 보고 BRO에서 바루스를 기용하며 바텀 라인전을 확실하게 압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나 피셔(이정태)가 나피리를 픽하며 LCK는 물론 4대 메이저 리그를 통틀어 처음으로 나피리가 대회 경기에 등장하게 됐다.

경기 시작 전 보여준 밴픽 단계에서의 오프 더 레코드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BRO 측에서는 나피리의 첫 등장에 적잖게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래도 페이트(유수혁)은 선픽으로 인해 불리한 상성인 르블랑을 들고 있었음에도 극초반 주도권을 활용해 사거리 줄타기를 잘 하면서 압박을 넣었다.

하지만, 첫 유충 싸움에서 릴리아를 제거하는데 과몰입한 나머지 BRO의 몸이 다소 앞으로 쏠렸고 나피리가 그대로 트리플 킬을 쓸어담았고 극초반 라인전에서 미스 플레이로 고전하던 피셔의 나피리는 킬을 몰아먹기 시작하더니 릴리아의 데굴데굴 씨앗-감미로운 자장가가 연계되면 최소 한명 이상은 확실히 찍어 죽이는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탱커가 없는 BRO 조합의 맹점을 노린 131 사이드 스플릿으로 생존기를 아껴두더라도 온필드 암살을 해버리는 식으로 팀의 운영 측면에서 확실한 이득을 안겨줬으며 마지막 한타에서는 연쇄 킬을 쓸어담아 게임을 끝내면서 피셔가 만장일치 1세트 POG에 선정된다.

NS에서 코르키를 선픽 카드로 취한 가운데, 카밀을 필두로 강력한 돌진력을 갖춘 BRO의 조합을 보고 지우(정지우)에게 직스를 주며 포킹으로 미리 체력 압박을 주거나 최소한 돌진한 상대와 동귀어진하겠다는 설계를 한다.

극초반에는 대치전 및 딜교환에서 강점을 가지는 애쉬를 홀로 세워두고 폴루(오동규)의 노틸러스가 영재(권영재)의 쌍바위게 컨트롤을 돕거나 기습적인 미드 로밍으로 선취점을 올리는 등 BRO가 전체적으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탑에서 미하일(백상휘)이 마법공학 최후통첩으로 시작되는 탑정글 2:1 구도에서 모건(박루한)의 카밀을 죽이고 살아나가는 슈퍼플레이를 선보였고, 드래곤을 둔 4:4 교전에서도 성장차로 불리한 가운데 피셔가 좋은 포지셔닝으로 폴루의 노틸러스만 잡아내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나가면서 NS가 연속 득점을 기록한다.

사실상 두 팀의 체급이 비등해진 상태에서 BRO가 다시금 드래곤 교전에 앞서 실비(이승복)의 비에고를 끊는 것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고 한다. 그러나 실비의 비에고는 안개의 길과 심장 파괴자를 동원한 어그로 핑퐁으로 마법공학 최후 통첩이 끝나기까지 엄청나게 시간을 끌어 아군의 합류 타이밍을 벌어줬고, 그렇게 합류한 NS의 본대에서 미하일과 피셔가 BRO의 인원들을 모조리 정리해버리면서 승기를 가져온다.

결국 NS가 4용을 취하고 32분경 미드 교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2:0 스코어로 매치를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한다.

■ 90경기 한화생명 이스포츠 vs 젠지 이스포츠

두 팀 모두 무난하게 미드-원딜 카드를 먼저 꺼내들며 밸류 위주의 쌍포 조합 대결이 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GEN이 레드 5픽으로 숨겨두었던 카드로 콩콩이 나서스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졌다.

1위와 2위의 싸움답게 양 팀은 치열한 수싸움을 이어갔다.

체급의 HLE라는 별명에 걸맞게 피넛(한왕호)의 세주아니는 각 라인을 전부 찔러 탑과 미드에서 득점을 했고 이를 통해 최속의 정글러인 니달리보다 먼저 6렙을 찍으면서 유충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온 반면, 후반 밸류의 GEN은 기습적으로 들어오는 상대의 수를 최대한 흘려내며 줄건 주되 최대한 취할 건 취하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응수했다.

그렇게 약간 벌어진 성장차를 유지하며 HLE가 두번째 용을 GEN에게서 빼앗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문제는 적절하게 캐니언(김건부)의 지원을 받아 나르를 한번 끊어낸 기인(김기인)의 나서스였다. 나서스가 탑을 먼저 철거하면서 성장차를 따라잡아 라인전 구도를 뒤집기 시작했고 영혼의 불길에 스킬 레벨을 먼저 투자하여 라인조절에 능하다는 장점을 활용 바텀 2차 포탑에서 아군을 동원한 다이브를 성공하여 균형이 무너진다.

특히 중반 이후 대규모 교전에서 나서스를 뽑은 이유가 제대로 드러나는데 쇠약을 통해 쌍포의 힘을 극단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특히 궁극기가 켜진 동안 이속 부스팅으로 카이팅과 버프 유지를 해야 하는 제리는 특히 이 부분에 취약점을 노출하며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결국 3번째 드래곤 교전에서 GEN이 대승을 거두면서 내셔남작 버프까지 순식간에 넘어가버렸고 미드, 바텀 억제기를 뚫고 힘으로 넥서스를 밀어내며 26분만에 1세트를 선취한다.

1세트에 이어 양팀이 다시 한번 쌍포로 정면 승부를 예고한다. 그나마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정글 쪽이었는데 HLE는 아이번을 기용하면서 서포팅과 군중제어기를 보충하여 전반적인 밸런스를 고려한 반면 GEN은 릴리아를 기용하여 좀 더 공격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다.

양팀은 이번에도 극초반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는데 정글링 속도가 빠른 릴리아와 카운터 정글을 통한 변칙 동선에 강점을 가진 아이번이 부딪히게 되면서 상대의 동선을 먼저 파악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모든 라이너가 블루 진영의 정글 캠프로 모여들었고 대규모 교전이 발생하게 된다.

HLE는 체력과 마나가 상당히 빠졌지만 라인전 속행에 문제가 없었고, GEN은 소환사 주문까지 추가 소모하면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데 여기서 딜라이트(유환중)의 뽀삐가 아이번의 카운터 정글링을 보조하고 릴리아의 정글링을 견제하면서 기어이 바텀 다이브를 성공시켜 이번에도 HLE가 선턴을 잡게 된다.

유충과 전령을 독식하고 드래곤 교전에서 쵸비(정지훈)의 트리스타나에게 스틸을 당하는 사고는 있었으나 딜라이트가 굳건한 태세의 판정을 십분 활용하여 점멸-로켓 점프로 탈출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며 응징하는 등 이전 세트보다 HLE에게 조금 더 좋은 상황이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대치전에서 쵸비가 마법의 수정화살이나 수호자의 심판을 쏠만한 포지션을 내주고 매번 로켓점프의 선입력 판정으로 흡수하는 슈퍼플레이를 선보이며 유리한 후상황을 가져가는 과정이 반복됐다. 반격 수단을 잃은 HLE는 한타에서 대패하지는 않았으나 제압 골드가 GEN의 주요 딜러진에게 들어가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번에도 GEN이 구도 비틀기에 성공한다.

결국 존야의 모래시계, 헤르메스의 시미터를 갖추면서 HLE의 군중제어기에 대한 내성을 갖춘 GEN이 거침없이 HLE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내셔 남작-장로 드래곤 이지선다를 걸고 적진으로 순간이동을 타는 노림수로 2세트까지 승리하며 정규 시즌 최다 득실차 32점이라는 신기록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편, 정규 시즌 마지막 경리까지 승리로 장식한 GEN은 김정수 감독과 김수환 선수가 간단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승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GEN과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 전문이다. 

Q.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한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킴(김정수 감독) : 정규 시즌을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서 기분이 좋다.

페이즈(김수환 선수) : 강팀을 상대로 2:0 승리가 쉽지 않기에 이번 승리의 의미가 큰 것 같다

Q. 강팀인 HLE를 상대로 GEN이 완성한 완승한 비결과 강점을 들어본다면?

킴 : 한화가 준비한 승리 플랜에 대해서 일단 까다로운 카드들을 쳐내는 것부터 시작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한 것이 포인트였다.

페이즈 : 전반적으로 우리팀 선수들의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Q. 정규 시즌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은?

킴 :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분 좋게 끝난 서머시즌이었다. 잘했던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아쉬운 점이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좋았던 순간들 위주로 기억하고자 한다. 

페이즈 : 정규 시즌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그래도 1라운드 T1전과 같이 바텀에서 2:2 구도를 확실하게 이겼던 장면을 생각하면 좋은 경기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Q. 향후 플레이 오프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킴 : 2라운드 직행이라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여러가지 구도에서 연습을 할 생각이다. 지금 사용하는 쌍포 외에도 AD정글과 AP미드 메이지를 조합하는 고전적인 구도 역시 대비가 필요하다.

페이즈 : 메타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바뀐 패치 버전에 따라 아이템과 챔피언 티어 정리를 최적화하여 플옵에 활용할 예정이다.

Q. 페이즈는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시즌이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페이즈 : 게임 보는 눈이 나도 모르게 점차 좋아졌다고 느낀다. 특히 다양한 바텀 라인전 구도를 많이 경험한 것이 성장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 임하는 각오를 들어보고 싶다.

킴 : 다양한 방법으로 승리를 거두며 서머 시즌을 달려왔는데 아직 우리는 계속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페이즈 : 아직도 더 보완하고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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