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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선통신사] 이것도 참아 보시지! 게이머들을 유혹하는 달콤한 함정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20-08-08 19:43:44 (수정 2020-08-08 19: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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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타이밍 맞춰서 램프를 먹기만 하면 스코어가 확 올라간다, 일반 유저는 먹고 나서 쉽게 빠져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그렇지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원초적인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것에 두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항상 더 나은 방향을 생각하고 몰두하는 이성적인 사람들도 결국에는 정신줄을 놓고 실수하는 경우가 한 번쯤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사람은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손익을 계산하여 최선의 결과만을 향하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유혹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 만약 그런 유혹을 떨쳐내는 사람이 끝내 게임을 클리어하고 상대와의 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프로 선수로 데뷔하여 부와 명예를 손에 넣는 특별한 사람들로 취급받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골수 게이머들도 결코 참기 쉽지 않은  '게임 속 유혹'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저거 누가 가자고 했어? '대형 오브젝트'

 


왜 하필 이 둘을 묶었냐고요? 'NASHOR'를 거꾸로 하면 'ROSHAN'이니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내셔 남작, 장로 드래곤이나 도타의 로샨과 같이 AOS 장르의 게임은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존재가 있다.

이러한 대형 오브젝트는 각 캐릭터의 능력치를 대폭 향상시키거나 전선 장악 능력, 풀 컨디션 부활 등의 강력한 효과로 이기고 있는 팀은 게임을 완전히 굳히는데 도움을 지고 지고 있는 팀은 아예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안겨주기에 중반 이후에는 이를 둘러싼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다.

때문에 어느 정도 이득을 취한 상대가 정비를 위해 본진으로 귀환하거나 혹은 라인 푸시에 신경을 쓰며 전황을 컨트롤하는 등 인원 손실이 있을 때 지속 화력이 강력한 캐릭터를 앞세워 대형 오브젝트를 취하는 건 자주 나오는 전략 중 하나다.


서포터의 견제 스킬에 바론을 빼앗긴 '강타의 신'/서포터의 견제 스킬에 바론을 빼앗긴 '강타의 신'

리스크가 큰 전략이라는 것은 시도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상대를 전멸시키거나 주요 인원을 전장에서 이탈시키고 마음 편하게 취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언제 어떻게 빼앗겨도 이상하지 않은데 극도로 정돈된 운영을 요구하는 프로 대회에서도 이를 시도하다가 사이좋게 광역기를 맞고 단체로 폭사하거나 시야 확보를 위해 날린 단순 견제기에 빼앗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오브젝트는 가져다주는 리턴이 거의 확실하게 승리로의 길을 열어주고 암만 못해도 생명 연장의 꿈은 물론 역전의 발판까지 마련해 주기 때문에 AOS 유저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사고다발구간이라는 것을 알지라도 뛰어들 수밖에 없는 달콤한 함정인 셈이다.


내셔 남작의 존재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자석이 아니냐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 내가 왜 했을까? '강화'


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잃거나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특히 MMORPG의 경우 장비를 강화하는 것이 캐릭터의 주된 스펙업 수단인 경우가 많다.

사실 넷핵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장비 강화' 시스템은 성공하면 한없이 강해질 수 있지만 실패하면 아이템의 상황이 초기화되거나 사라지기 때문에 도박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나마 게이머들의 의식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과도한 강화 없이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덕분에 개발사도 대체로 강화가 필요하더라도 이용자에게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정도에서 멈추도록 선을 지키며 레벨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강화 시스템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실효율에 비해 성공 확률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개발사도 결국에는 기업이기에 강화로 인해 모든 것을 잃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장치를 유료 상품으로 판매하여 이윤을 창출하고 있지만 강화의 가치와 가성비는 꾸준히 너프를 먹었고 강화의 수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리턴 이상으로 리스크는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없으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는 '인권'이라는 용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지금은 강화보다는 뽑기와 같은 콘텐츠가 더욱 짙은 사행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강화는 그저 시간과 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더 높은 경지를 원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무기와 방어구, 장신구 등을 투입하고 십중팔구는 후회한다. 어째서일까? 그것은 아마 강화를 통해 올라가는 숫자와 화려한 조명 아니 강화 이펙트에 홀린 현혹된 희생자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남자라면 13강', '남자라면 15강'이라며 지르는 것을 촉구하는 등 떠밀기 문화가 문제일지도

■ 사람을 눈멀게 하는 '한 대만'


사실 빨피가 되면 이런 강렬한 이펙트가 나타나면서 플레이어가 위축되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대전 콘텐츠가 핵심이 되는 게임에서는 체력 잔량이 곧 플레이어의 자신감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체력 관리 면에서 조금 더 여유 있는 쪽에서는 승리를 위해 이런저런 수를 취하는 데 부담이 적은 반면
사경을 헤매는, 통칭 '빨피'라 불리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저자세로 수비적인 게임 운영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실 적은 체력을 가진 상대일수록 더욱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대부분의 게임은 'Hysterical strength' 내지는 '화사장력'과 같이 위급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시스템 형태로 게임에 반영하고 있어 체력이 줄어들수록 기술의 위력이 증가하거나 빈사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어 잘나가던 경기가 한방이 뒤집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대만 때리면 이기는 수준까지 몰아붙였다가 단 3대 맞고 쓰러졌다

그렇기에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빨피를 마주한다면 평소보다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5분 빨리 가려다가 영영 간다는 말이 있듯이 급하게 한대만 더 때려서 게임을 끝내려다가 휩쓸려서 역으로 훅 가버리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눈 앞의 승리에 눈이 멀어 빨피를 보고 달려드는 일은 '해치웠나?'와 함께 최고의 패배 플래그일지니 승리를 원한다면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가장 강한 것이니 말이다.

■ 모으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 '수집 요소'


끝을 보거나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것과 하등 상관없는 일만 골라서 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보통 최종 보스를 격파하고 이야기의 끝을 보거나 메인 스트림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끝이 없는 콘텐츠를 즐기는데 목적을 두곤 한다.  

전자가 고전적인 그리고 지금까지도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게임의 형태고 후자는 샌드박스나 오픈월드같이 비교적 근래에 생겨난 게임의 형태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즐기는 사람의 성향도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끝이 있는 게임을 골라놓고 끝이 없는 것처럼 한없이 오랜 시간을 들여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끝이 없는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휙 하고 게임을 던지는 부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여 있으니 수집에 미쳐사는 '콜렉터' 되시겠다.


도감에 빈칸이 있다? 아 꼬와서 접는다 ㅋㅋㅋㅋ

이들은 참으로 기묘한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행동 제반에는 논리가 존재하지 않으며 너무나 완벽하고 깔끔한 상태만을 원하기에 무언가 남는 것도 비는 것도 참을 수 없다.

메인 퀘스트 진행하다가 지루함을 느끼거나 벽에 막히는 유저들을 위해 돌아가는 길 정도로 마련한 곁다리, '서브 퀘스트'가 남는 것을 참지 못하고 캐릭터 수집 게임에서는 충분한 부와 명성을 쌓아놓고도 특정 캐릭터 하나가 없어서, 도감이 빈다는 이유만으로 꼬우니 접는다는 말을 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수집가다.

심지어 수집가들의 행동은 민폐가 되기도 한다. 업적질 하려다가 파티나 공격대와 같은 큰 규모의 그룹을 위기로 몰아넣는가 하면 멀쩡히 같이 게임 잘 하고 있다가 갑자기 예고도 없이 게임을 그만두면서 생태계를 부순다. 그들의 목에는 수집 요소를 끝마치지 않으면 터지는 폭탄 목걸이라도 걸려있는 것인가 싶다.


사실 끝까지 안 접고 버티면서 모든 것을 다 모으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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