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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젬블로 컴퍼니 "크래프톤 인기 IP 'PUBG', 보드게임으로 색다른 재미 느낄 것"

이정규 기자

기사등록 2023-04-14 17:24:09 (수정 2023-04-14 12: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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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보드게임 전문 개발사 젬블로는 사명을 '젬블로 컴퍼니'로 바꾸고 다양한 브랜드화 전략에 나섰다.

젬블로 컴퍼니는 젬블로 외에도 라온과 같은 스테디셀러 덕분에 교육용 보드게임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는 편이지만, 근래 몇 년 동안은 다양한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고착화된 듯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올라운드 보드게임 개발사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은 젬블로 컴퍼니의 주요 고객층과도 잘 맞는 듯한 몽글몽글한 이미지의 '쿠키런'이나 '라그나로크'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와디즈를 통해 펀딩 중이다. = 게임조선 촬영

재미있는 점은 2023년 처음 선보이는 개발 보드게임이 바로 크래프톤의 글로벌 인기 IP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PUBG,  이하 '배그')와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이다. 그동안의 IP는 앞서 말했던 기존 젬블로 컴퍼니의 이미지와 비교적 어울리는 듯한 느낌의 게임이었다면 배그는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젬블로 컴퍼니는 13일부터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시작했다. 쿠키런 킹덤과 라그나로크 역시 모두 와디즈를 통해 성공적인 펀딩을 진행했던 만큼 당연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었다. 펀딩을 통해 배그 보드게임 정보를 어느 정도 공개했지만, 여전히 궁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젬블로 컴퍼니의 개발팀을 만나 배그 보드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인터뷰에는 젬블로 컴퍼니 개발팀 이민섭 팀장과 서진우 과장이 참여했다.

※ 사진에 포함된 배그 보드게임은 젬블로 컴퍼니 내부에서 개발을 위해 수작업한 샘플로, 실제 버전과 차이가 있습니다.


젬블로 컴퍼니 이민섭 팀장(좌측)과 서진우 과장(우측) = 게임조선 촬영

Q. 쿠키런, 라그나로크 등에 이어 또 한 번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외부 IP를 활용하는 이유가 있나?

이민섭 팀장: 젬블로가 상당히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3~4년 전쯤에 신비 아파트로 7종 보드게임을 내기도 했고, BTS나 우리말 겨루기, 카카오게임즈, 쿠키런, 라그나로크 등 다양한 콘텐츠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왔다. 이른바 K 콘텐츠에 좋은 것이 많아 그런 것을 보드게임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Q. 콜라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이민섭 팀장: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IP, 해외에서도 많이 즐기는 IP를 좋아한다. 게임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는 게임이 선호하는 대상이다.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게임이 좀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쿠키런 킹덤 당시 쿠키런의 요소들을 어떻게 보드게임으로 이식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도전적이고 흥미로웠다. 배그 역시 그렇다. 


다양한 쿠키런 IP의 보드게임을 출시했다. = 게임조선 촬영

Q. 사실 국내 보드게임 업체들이 대부분 성공작을 들여오는 '퍼블리셔'로서의 발전을 거쳐왔다면, 젬블로는 결을 달리해 개발에 좀 더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이민섭 팀장: 아무래도 대표님부터 개발자이기도 하고, 말씀하셨듯이 저희가 한국 보드게임 시장에서 가지는 포지션은 개발사이다. 누구보다 양질의 개발그룹이 있고,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소개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게임과 콜라보를 할 때에도 단순히 기존에 존재하는 게임에 얹어서 갈 수도 있지만 그 게임을 분석, 연구하고 팀을 가동해서 자체적으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을 만드는데 목표가 있다.

Q. 젬블로는 가족적인 이미지, 교육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이번 콜라보는 기존 행보와 다르게 상당히 과격한 게임과의 콜라보라고 생각한다. 

이민섭 팀장: 젬블로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20주년을 맞아 사명을 젬블로 컴퍼니로 바꾸고, 브랜드 전략을 바꿨다. 기존에는 젬블로라는 브랜드로 통일했지만, 지금은 젬블로 컴퍼니 내에 3개의 브랜드를 뒀다. 민트게임즈는 현재 배그를 처음 선보인 브랜드로 성인층이 즐겨 할 보드게임을 공개한다. 또한 기존의 패밀리게임은 젬게임즈로, 마지막으로 교육용 보드게임은 보드게임 칼리지로 브랜드를 세분화했다. 이를 통해 좀 더 다양한 이용자 층과의 만남이 이뤄질 것이다.


총기를 비롯한 현실적인 무기가 다수 등장하는 배그 보드게임 = 게임조선 촬영

Q. 배그 보드게임은 얼마나 준비했나?

이민섭 팀장: 제대로 시작한 것은 작년 2월부터다. 계약하기 전까지 포함하면 더욱 길다. 크래프톤에 제안서를 넣고, 성사된 이후 소스를 받아서 시작했다. 이 게임의 어떤 부분을 보드게임화 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피드백에 따라 수정도 많이 했다. 디자인 검수과정까지 생각하면 1년 이상 소요되는 것 같다.

쿠키런 당시에도 1년 이상이 걸렸다. 스피드 러시나 하이파이브 등 패밀리 게임도 그 사이에 냈는데, 이런 게임은 조금 짧은 편이다.

Q. 개발 인원은?

이민섭 팀장: 개발팀에는 5~6명이 참여의 인원이 팀으로 모여 진행했다. 팀 외에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고, 대표님 역시 개발에 참여했다.

Q. 크래프톤과는 지속적으로 협업했나?

이민섭 팀장: 펍지 팀과 미팅도 많이 했고, 플레이 테스트도 많았다. 서로의 포인트를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배그의 특징인 배틀로얄 시스템, 자기장(블루존) 시스템, 건플레이, 파밍 등을 잘 담아내는 것이었다.

Q. 원작 배그는 플레이어가 시작지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진행하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었는데, 그러한 부분은 배제된 것 같다.

서진우 과장: 사실 시작 지점을 가리는 방식으로 플레이도 가능은 하다. 대표적으로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와 같은 게임이 있는데, 이런 요소를 집어넣으면 서로 가림막을 설치해야 하고, 보드판에서는 간접적으로만 묘사가 되기 때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배그는 보드게이머 외에도 배그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도 하나의 굿즈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꼬아가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낙하 위치를 선택해 모두 공개하고, 자기장이 예고되는 등 그 외적인 부분에서 최대한 게임의 요소들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Q.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되나?

서진우 과장: 액션 포인트 기반으로 진행한다. 4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해서 스태미나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다음 라운드로 이월되므로 전략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촘촘한 그리드 안에서 한 칸 한 칸의 거리를 조정하며 건플레이를 해야 한다. 사거리가 중요한데, 초기에 어떤 총을 가지고 있는지 블라인드로 진행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핵심이 될 것이다.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플레이어 컴포넌트 = 게임조선 촬영

Q. 전투는 결국 주사위로 진행되면 운적인 요소가 강할 것 같다.

서진우 과장: 공격 주사위와 반격 주사위가 따로 존재한다. 서로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운적인 요소가 조금 다르다. 또한, 각종 파츠를 통해 주사위를 보정하거나 재굴림, 피해 증가 등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총마다 사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장비를 파밍, 세팅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운에 좌지우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Q. 플레이는 어느 정도 걸리나?

이민섭 팀장: 기본적으로 배틀로얄이기 때문에 최후의 1명이 남을 때까지 진행한다.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인원 1명당 10분씩을 잡으면 된다. 처음 플레이 시에는 4인이 1시간 걸렸던 것 같다.


11월까지 배송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 게임조선 촬영

Q. 배틀로얄인 만큼 플레이어의 탈락이 있을 것 같다. 최근 게임 트렌드는 마피아 게임조차도 탈락을 시스템적으로 보완해 없애고 있는 추세 같은데?

이민섭 팀장: 배그의 핵심은 배틀로얄인 만큼 탈락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배그 보드게임 역시 탈락이 존재한다. 다만, 탈락의 시점을 원작과 다르게 밸런싱 했다. 플레이어끼리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더라도 첫 라운드에 어이없기 탈락하는 상황을 막도록 밸런싱에 집중했다.

서진우 과장: 파밍과 자기장이 좁혀지는 재미 등을 누구나 느껴볼 수 있도록 첫 번째 자기장 전에 죽는 그런 상황은 거의 겪지 않을 것이다. 탈락자가 허무하게 가지 않도록 양념을 잘 뿌렸다.


내부에서 테스트를 위해 3D 프린트로 제작한 샘플 미니어처 = 게임조선 촬영

Q. 제작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나?

이민섭 팀장: 밸런스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주사위에서 피해량을 결정하는 것이다 보니 주사위에 따라 게임이 플레이타임이 늘어지거나 짧아질 수 있어 이런 부분을 최대한 조율했다. 기존의 라운드보다 세분화해서 늘리고, 스테미나 양도 조절했다. 게임이 허무하게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었다.

서진우 과장: 초기에는 그리드 보드게임판에서 전투를 벌이는 형태였는데, 너무 단조롭기도 하고 배그의 느낌이 살지 않았다. 그렇다고 배그 맵을 통째로 깔자니 사거리 2~3인 총도 마을에서 마을로 사격을 하는 등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 많았다. 젬블로 컴퍼니 내부에 배그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직원이 있는데, 맵의 일정 부위를 확대해서 맵으로 깔자는 의견을 줬다.

그래서 에란겔 맵의 특정 지역을 확대해서 게임으로 구현했다. 때마침 배그에도 작은 지역에서 소수의 인원이 순간적으로 파밍하고 겨루는 아레나 모드가 나와서 그것에 착안하기도 했다.


파란색 사각형이 현재 자기장(블루존)이며, 회색 사각형이 좁아질 구역을 표시하고 있다. = 게임조선 촬영

Q. 게임이 이제 완성된 상태인데, 만족스러운지?

이민섭 팀장: 만족스럽다. 크래프톤 내부에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동호회도 있어 함께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긍정적이었다.

사실 쿠키런:킹덤이 와디즈 보드게임 부분에서 가장 많이 펀딩한 게임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그 보드게임이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마지막으로 배그 보드게임을 기대하는 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서진우 과장: 일단은 와디즈 알림이 3,500명 가까이 돼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 보드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고 보답할 수 있도록 후회 없는 결과 보여드리겠다. 많은 분들이 펀딩을 하면 할 수록 스트레치골도 열릴 예정이니 계속 펀딩 페이지를 보고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이민섭 팀장: 유명 IP인 만큼 단순히 IP의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 최대한 배그를 다른 느낌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담아내는데 노력했다. 배그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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