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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보드게임 #111] 담백한 스플렌더와는 다르다? 2인 전용 보드게임 '스플렌더 대결'

이정규 기자

기사등록 2022-12-29 00:26:25 (수정 2022-12-29 0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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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전용 스플렌더 = 게임조선 촬영

많은 보드게임이 다수의 인원풀을 토대로 개발된다. 하나의 게임이라도 인원수에 따라 게임의 느낌이나 밸런스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원수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다수의 인원이 필요한 게임을 2명이 즐길경우 게임의 흐름이 상당히 변화하거나 혹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이러한 부분을 좀 더 개선해 2인 전용으로 새롭게 나오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세븐원더스'가 있다. 최대 7명의 플레이어가 카드를 드래프트하는 보드게임으로 최소 3명의 플레이 인원이 필요한 게임인데, 2인 전용으로 새롭게 출시한 '세븐원더스 대결'이 2인 보드게임의 바이블이 되면서 역대급 인기를 끈 바 있다.

국내 보드게임 열풍을 이끈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스플렌더' 역시 올해 '스플렌더 대결'이라는 2인 전용 게임으로 출시했다. 다만, 스플렌더 대결은 다른 2인 게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스플렌더는 그 자체로도 2인 플레이가 괜찮은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보드게임 포럼인 '보드게임긱'에서는 스플렌더의 베스트 인원에서 2인의 평가가 35%에 달할 정도로 괜찮다는 평이다.

다만, 2인에 맞춰 개발된 만큼 박스는 물론 컴포넌트 크기가 작아져 휴대성이 대폭 증가했으며, 세븐원더스 대결처럼 비슷한 느낌을 주되 새로운 형태로 개발돼 스핀오프 느낌을 제대로 주는 게임이기도 하다.

◆ 토큰의 획득


5x5 게임판에서 토큰을 가져가도록 변경됐다. = 게임조선 촬영

스플렌더와 스플렌더 대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봐도 '토큰의 획득' 방법이다. 기존 스플렌더는 저장고에 있는 토큰을 룰에 맞춰 '가져오기'만 하면 됐다면, 스플렌더 대결은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토큰의 흐름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스플렌더는 저장고에서 토큰을 가져오고, 장신구 카드를 구매 시 토큰을 저장고로 되돌리는 2단계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플렌더 대결은 게임판에서 토큰을 가져오고, 장신구 카드를 구매 시 토큰을 '백'에 넣어둔다. 이후, 원하는 타이밍에 백에 넣어둔 토큰을 다시 게임판으로 가져오는 액션을 할 수 있어 스플렌더보다 단계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또한, 이전 스플렌더는 여러개의 토큰을 룰에 따라 가져오기만 하면 별 탈이 없었지만, 대결은 특정 토큰을 여러개 가져올 경우 상대 플레이어에게 특권을 제공하는 '페널티'가 추가됐다. 특권은 프리 액션으로 황금 토큰 이외의 토큰 한 개를 즉시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게임판에서 어떻게 토큰을 가져와서 상대의 다음 턴을 방해할지, 그리고 특권을 상대에게 넘겨줄지 말지 등 좀 더 인터랙션이 강해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한편, 진주 토큰의 추가도 상당한 변수다. 진주 토큰은 기존 보석 토큰에 새롭게 추가된 토큰으로 기능 자체는 일반 토큰과 동일하지만, 단 두개 밖에 없는데다, 의외로 진주를 필요로 하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진주를 어떻게 선점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진주 토큰 덕분에 오히려 황금 토큰을 가져가는 액션 역시 파워가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장신구 카드의 효과


장신구 카드에 다양한 효과가 부여됐다. = 게임조선 촬영

원작 스플렌더는 카드의 효과가 없이 담백한 맛이 특징이었고, 카드의 효과 등 좀 더 전략적인 부분은 확장인 '찬란한 도시'를 통해 업그레이드가 됐었다.

스플렌더 대결은 찬란한 도시를 미리 깔고 개발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장신구 카드에는 다양한 추가 효과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보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과나 토큰을 가져오기, 특권을 가져오기 등의 효과도 있지만, 보다 강력한 효과는 상대 토큰을 빼앗아 오는 효과와 턴의 흐름을 뒤집어 한 번 더 턴을 진행하게 해주는 효과다.

상대의 토큰을 빼앗아 오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황금을 제외한 토큰을 1개 빼앗아 올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상대가 노리는 장신구 카드에 맞는 토큰을 훔쳐오거나, 진주를 빼앗아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황금 액션으로 이 효과의 카드를 미리 손에 쥐고 있으면 상대 플레이어에게 큰 압박을 줄 수 있다.

한 턴을 추가로 가져오는 액션은 세븐원더스 대결에서 등장했던 강력한 효과다. 세븐원더스 대결은 소위 턴 싸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력한 카드였는데, 스플렌더 대결에서도 역시나 강력한 효율을 보여준다. 카드를 개발하고도 즉시 토큰을 집어오거나, 연달아 개발하는 등 변수 플레이가 가능하다. 

◆ 승리 조건의 다양화


근본 승리 '점수'를 포함해 3가지 승리 방법이 도입됐다. = 게임조선 촬영

스플렌더는 기본적으로 점수를 바탕으로 한 승리가 기본이다. 찬란한 도시 확장을 통해 승리 조건에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근본 방식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플렌더 대결은 3가지의 승리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략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점수 승리다. 말 그대로 장신구 카드와 왕족 카드에 표기된 점수를 모아 승리하는 방법으로 20점을 모아 승리할 수 있다.

두 번째 승리 방법은 한 종류의 보석 장신구 카드로 10점 이상을 모으는 방법이다. 점수 커트라인은 낮은 편이지만, 하나의 장신구 카드가 계속해서 등장해야 하며, 상대 플레이어의 견제까지 생각해야 하는 만큼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왕관을 이용한 승리방법이다. 스플렌더 대결에는 '왕관'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들어갔다. 장신구 카드 중에는 왕관이 그려진 카드가 있는데, 왕관을 10개 모으면 승리할 수 있다.

대개 어느 한 루트를 처음부터 노린다기보다는 게임 양상에 따라 변수를 주어 반전 승리를 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는 마치 세븐원더스 대결에서 과학 승리나 전쟁 승리 등의 추가적인 여건이 만들어지는 상황과 유사한 느낌이다.



컴포넌트 크기가 작아졌지만, 게임판이 생기면서 공간 차지는 비슷한 느낌이다. = 게임조선 촬영

사실 스플렌더는 앞서 말했듯 2인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다. 더군다나 박스 자체는 큰 편이지만 내용물 자체는 비교적 많지 않아 휴대용 케이스를 사용하면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때문에 스플렌더 대결의 출시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겼을 때에는 스플렌더와 스플렌더 대결은 큰 차이가 있었다. 토큰을 가져오는 퍼즐 방식이나 특권, 진주 등의 요소가 좀 더 일대일에서 전략적인 재미를 더했고, 한 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신구/왕족 카드가 있어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

이때문에 굳이 일대일로 즐기는 스플렌더라기보다는 시리즈 형태의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 고민을 하며 자신의 수를 계속해서 나가는 스플렌더와 다르게 상대와의 인터랙션이 끊임없이 일어나, 구성 자체는 비슷한 것 같은데 전혀 다른 재미를 준다. 물론 이러한 재미가 플레이어에게 호가 될지 불호가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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