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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매니아 위한 스위치 오픈 월드 JRPG '제노블레이드 2', 오그라듬에 주의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1-02-16 10:00:55 (수정 2021-02-16 1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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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는 닌텐도 스위치 유저에게 행복한 한 해였다. 연초에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대란으로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연말에는 '젤다무쌍 대재앙의 시대'를 출시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독점 게임 외에도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 ROAD TO BORUTO', '성검전설 3 TRIALS of MANA', '아우터월드' 등 다양한 이식작으로 유저들을 기쁘게 했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2(이하 제노블2)'도 이런 작품들 중 하나였다.

사실 제노블2는 2020년에 처음 출시된 게임은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된 날 함께 출시된 최고참 게임 중 하나다. 다만, 유럽판 버전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음성과 자막은 영어로 한정됐다. 이런 게임이 약 2년이 지난 2020년에 다시 조면을 받게 된 것은 바로 한국어 버전의 추가 덕분이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처럼 다른 유통사가 한국어로 재판매를 한 경우는 있었지만, 닌텐도가 직접 유통한 외국어 버전 게임에 뒤늦게 한국어 업데이트를 적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어 팬들에겐 큰 선물이 됐다.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기자 같은 유저에겐 더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제노블2가 모든 닌텐도 스위치 유저를 만족시키는 게임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JRPG 특유의 분위기다. 흔히 말하는 '모에풍' 일러스트와 캐릭터 모델링, 과장된 스토리와 연출까지 모든 부분에서 소위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선사한다. 취향이 맞는 유저라면 부담 없이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지만, 만약 아닐 경우 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오그라드는 요소가 장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게임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내러티브와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 사이에 간극이 커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제노블2는 오그라들지언정 JRPG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이 미트 걸'이라는 주제를 잘 살렸고, 최소한 팬들의 기대에 부흥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시작은 다소 고전적인 보이 미트 걸 = 게임조선 촬영


오글거리는 이벤트를 다 버티다가도 유치함 그 자체인 지크 등장에선 화면에서 고개를 돌리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가장 큰 진입 장벽인 특유의 분위기를 극복하면 이 게임의 즐길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가장 큰 장점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아름다운 배경이 있다. 특히 탁 트인 평원이 돋보이는 '굴라' 지역에 진입하게 되면 독 모드에서도 다소 느린 그래픽 로딩과 프레임 저하에도 불구하고 드넓은 게임 속 세상을 만끽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것도 많은 유저가 손꼽는 장점이다. 비록 다른 마을을 로딩 없이 왕래할 수 있는 완벽한 오픈 월드 게임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지역 내에서는 유저들의 모험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거대한 공간과 각종 콘텐츠가 마련됐다. 당연히 직접 이동 외에도 특정 위치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스킵 트래블'이 마련돼 이동이 지루한 유저는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넓고 아름다운 제노블레이드 2의 세계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몰입도를 다소 해치지만, 맵이 워낙 넓어 자주 사용하게 되는 스킵 트래블 = 게임조선 촬영

아름다운 배경과 광활한 세계가 오픈 월드 게임으로서 제노블2가 가진 장점이라면 무기 시스템인 '블레이드'는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제노블2만의 특징이다. 제노블2의 주요 캐릭터들은 자아가 깃든 무기인 블레이드를 사용해 공격이나 채집, 상호작용 등 다양한 스킬을 활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와 교감을 통해 그들이 가진 사연이나 몰랐던 일면을 알게 되는 등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한다.

블레이드를 이용한 전투 시스템 역시 독특하다. 캐릭터가 일반 공격인 '오토 어택'으로 게이지를 모아 '드라이버 아츠'를 사용하면 필살기 게이지가 상승하고, 필살기 게이지를 사용해 블레이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캐릭터가 발동한 블레이드 필살기에 이어 연계 속성 블레이드 필살기를 사용하면 추가 효과가 발생해 전투를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전작에서 선보였던 '드라이버 콤보'는 제노블2에서 4단 콤보로 변화해 더욱 다채로운 공격이 가능하다. 여기에 기술 발동 후 딜레이를 줄이는 '캔슬 어택', 두 콤보를 동시에 발동하는 '퓨전 콤보', 속성 구슬을 모아 발동하는 '체인 어택' 등 다양한 요소로 한층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다만, 블레이드 시스템에는 큰 문제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블레이드를 얻는 방법이 뽑기 형식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희귀 블레이드나 내가 원하는 스킬을 가진 일반 블레이드를 얻기 위해선 추가 현금 지출, 혹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레이드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특정 재료를 채집하거나 장소를 방문하기 위한 해금 조건이 된다. 물론 또 다른 주인공인 '호무라'나 스토리에 진행에 따라 얻게 되는 '지카라오' 등 고정 획득 블레이드가 있지만, 제노블2의 모든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다른 블레이드가 필요하다. 결국 레어 블레이드, 혹은 희귀 스킬을 가진 블레이드를 얻기 위한 지루한 작업은 게임 후반부 유저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무기이자 또 다른 캐릭터인 블레이드 = 게임조선 촬영


평소엔 캐릭터를 보조하다가 스킬 사용시 직접 나서는 방식 = 게임조선 촬영


문제는 이걸 운으로 뽑아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제노블2는 출시 3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캐릭터와 블레이드의 2인 1조 전투, 샐비지나 타이거 타이거 같은 미니 게임, 수많은 제작 아이템, 다양한 퀘스트와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강적까지 방대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여기에 '황금의 나라 이라'라는 스탠드 얼론 확장팩까지 합치면 플레이 타임 세 자리는 너끈하게 채울 수 있다. 

시리즈 팬에게 있어서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전작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일러스트를 꺼려 하는 팬도 있지만, '거신계'와 '기신계'라는 거대 생명체 위 세상을 거신수 '아르스' 위 세상으로 계승한 점, 제노블레이드 특유의 아츠 콤보 시스템과 광활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구현하면서 시리즈의 후속작임을 증명했다. 비록 JRPG 특유의 감성과 블레이드 뽑기는 유저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점을 차치하더라도 제노블2는 새로운 유저와 기존 팬을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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