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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보드게임 #103] 다리 쌓는 재미가 쏠쏠, 추상전략 피지컬게임 '펭귄타쏘'

이정규 기자

기사등록 2020-05-03 15:00:50 (수정 2020-05-03 15: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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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쏘 (2004) = 보드게임긱

보드게임 중에는 운 요소나 숨겨진 요소 배제하고 수 싸움만으로 경쟁하는 '추상 전략' 장르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바둑이나, 장기, 체스 등이 있다. 이러한 게임은 모든 정보가 플레이어 모두에게 공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변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드게이머 사이에서는 대표적인 '실력 게임'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사실 운 적인 요소나 숨겨진 요소의 대표적인 예로는 주사위와 카드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컴포넌트는 상황에 따라 초보자가 숙련자를 이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추상 전략은 이러한 판도를 흔드는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일부 유저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건조하고 답답하다는 평을 받아 호불호가 상당한 편이다.

그런데 순수한 두뇌싸움이라 일컬어지는 추상 전략 게임 중에도 새로운 요소가 개입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오픈앤플레이가 출시한 '타쏘'가 그 주인공이다.

◆ 단순함의 미학

타쏘는 동그란 원반과 직육면체의 막대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난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 보드게임이다. 실제로 게임에 사용되는 컴포넌트는 바닥에 깔아두는 원반과 플레이어가 동일한 개수로 나눠 받는 막대기뿐이다. 원반 위에 자신이 가진 막대기를 쌓아가며 가장 먼저 모든 막대기를 사용한 사람이 승리하는 단순한 게임이다.


바닥의 파란 원반과 막대기를 이용해 즐기는 추상 전략 게임 = 게임조선 촬영

물론 타쏘에도 규칙은 있다.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막대 2개 위에 막대를 하나 새로 쌓을 경우 한 번 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2개라는 제한이 게임을 좀 더 미묘하게 만드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한번 위에 막대기가 올라간 막대기는 따로 겹쳐서 막대기를 쌓을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나는 더 많이 쌓으면서, 상대에게는 쌓지 못하도록 방해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이뤄지는 게임인 만큼 게임이 진행될수록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운데 막대에 두 개의 막대가 올라갔으므로 성립되지 않는다! = 게임조선 촬영

그런데 더욱 재미난 점은 막대기를 쌓는 과정이다. 일반적인 추상 전략 게임은 수를 선택하면 별 부담 없이 진행하면 되지만, 타쏘는 막대기를 쌓는 게임인 만큼 '무너지지 않게 잘 쌓아야'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상대가 2층을 제대로 쌓지 못하도록 막대기를 배치하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듯 막대기를 쌓는 순간이 필연적으로 오게 된다. 닿을 듯 말 듯한 거리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알고서 놓더라도 타쏘가 무너지는 경우가 제법 생긴다. 특히, 욕심을 부려 무리하게 연결하다가 참사가 벌어진다.

만약 무너진다면 추가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 무너진 막대기는 자신이 모두 가져가고 이전 플레이어에게 덤으로 막대기 1개를 벌점으로 받기 때문에 신중하게 쌓아야 한다.


신중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 시점에 따른 재미

타쏘는 테이블에 앉아서 플레이할 경우 자신이 보는 방향에서만 막대기 간의 거리를 측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테이블을 움직이며 사방팔방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 플레이어마다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마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부분을 보며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을 하다 보면 상대방의 수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수가 타쏘의  또 다른 백미인 셈이다. 덕분에 자신의 시야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상황이 상대방에게는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상황도 만들어진다. 그래서 타쏘를 좀 더 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 = 게임조선 촬영

◆ 다양한 타쏘의 세계

타쏘는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2004년도에 처음 출시된 타쏘는 추상 전략 게임답게 상당히 건조한 게임이었다. 별다른 테마가 안 묻어있었기 때문에 최근 게임의 테마나 스토리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 게임이었다.

타쏘를 국내 론칭한 오픈앤플레이는 자사의 '펭귄' 콘셉트에 맞춰 타쏘를 '펭귄타쏘'로 정식 출시했다. 사실 펭귄타쏘 역시 파란 원판에 막대기를 올리는 2004년도 타쏘와 별다른 점이 없었다. 다만, 박스 패키지에 펭귄파티와 펭귄스택, 펭귄팡팡 등과 시리즈로 구성돼 귀여운 외형으로 수집욕을 자극했다.


오픈앤플레이의 '펭귄' 게임 = 게임조선 촬영

이후 2018년도에는 오픈앤플레이가 새로운 형태의 타쏘를 크라우드펀딩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공개된 타쏘는 '타쏘사파리'로 밋밋했던 타쏘에 동물을 형상화한 무늬를 추가했을 뿐만 아니라, 그려진 동물에 따라 막대기의 길이 다르다는 특징도 있었다. 이 때문에 어떤 무늬의 막대기를 언제 쓰느냐도 게임의 중요한 변수로 여겨지게 됐다. 덕분에 선택의 영역이 더 늘어나 이전과는 외형 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타쏘사파리 = 게임조선DB

◆ 그래서 실제로 해본 평은요

- T기자: 머리로는 알지만, 흔들리는 손이 문제
- R기자: 남에게 좋은 자리 주긴 싫고, 놓을 자리는 없고!
- N기자: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자신감이 필수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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