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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재수첩] 진짜 '야생'의땅 듀랑고, 새로운 놀이터를 꿈꿨다

이관우 기자

기사등록 2018-03-29 18:06:52 (수정 2018-03-30 11: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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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의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는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이다. (출처 - 넥슨 제공)

 

게임은 하나의 '놀이'다. 놀이는 '재미'가 최우선이다. 그래서 게임 개발자들의 게임 철학 속에는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지향점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재미있게 뛰어놀던 놀이터. 이전에는 PC에서 지금은 모바일에서 그런 철학을 담은 게임들이 선보여지곤 한다. 기자에게 가장 최근 그런 느낌을 받은 게임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야생의 땅 듀랑고'를 꼽겠다.

 

지난 1월 25일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야생의땅 듀랑고'가 5년 반의 개발 기간을 거쳐 현실세계에 로그인했다.

 

듀랑고는 '마비노기' 와 '마비노기영웅전'을 개발한 이은석 프로듀서(PD)의 최신작으로 여타의 모바일게임과는 조금은 다른 가상사회를 만드는 것을 소재로 선택했다.

 

이용자는 알 수 없는 사고로 현대 지구에서 공룡 시대로 넘어가 거친 환경을 개척하며 제작과 건설, 요리, 농사 등 생활형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해당 소식을 접했을 때 기자는 '듀랑고가 대세나 흥행을 좇기보다는 뭔가 색다른 것을 만드는 도전'이란 느낌을 받았다. 게임의 흥행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도 있겠다. 흥행공식에 충실히 따라 만든 게임과 그와 상관없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었더니 흥행에 이르는 것.

 

개발자나 개발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 PD는 듀랑고를 후자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았다. 이은석 PD는 출시에 앞선 간담회에서 듀랑고를 통해 글로벌 성공과 10년 이상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후 듀랑고는 사전예약자 250만명 달성, 오픈과 동시에 이용자 폭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등극, 주간사용자 100만명, 생성된 섬 100만개, 생성된 부족 11만개 등의 기록을 써갔고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순위 4위, 애플앱스토어에서는 3위에 올랐다.


 
또 듀랑고는 국내 게임 최초로 방송사와 협력해 TV예능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는 특별한 소식을 전했다.

 

MBC는 2018년 상반기 중 듀랑고를 바탕으로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콘셉트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게임이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면 어떤 시너지가 생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이은석 프로듀서 (출처 - 게임조선 DB)

 

이러한 듀랑고의 개발은 최초 어떤 생각에서 출발했을까. 관련해 이은석 PD는 "세상에는 이미 많은 게임이 있고 특히 중세 유럽 판타지나 퀘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테마파크 형식의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는 시장에도 많이 출시돼 있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라며 "판타지와는 다른 소재를 찾았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장르 자체의 밑바닥부터 새로 쌓았다. 그 결과 공룡 시대로 워프된 현대인이라는 세계관과 샌드박스 MMORPG라는 장르를 가진 듀랑고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듀랑고의 초기 방향은 마비노기영웅전을 만든 후 느꼈던 교훈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처음 생각할 때 큰 방향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늘 변화하는 게임이었다. 늘 변화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개발자들이 콘텐츠 트레드밀*이라 부르는 형태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용자들끼리 재밌게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 콘텐츠 트레드밀 : 계속해서 다음 콘텐츠를 만들어 러닝머신 달리듯 그걸 통과하는 방식

 

요약해 보면 이은석 PD는 듀랑고를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게임, 늘 변화가 있는 게임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에 맞춰 개발했다는 이야기다.

 

이용자들끼리 재밌게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게임은 무엇일까. 실제 듀랑고에서 이용자들은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내 즐긴다.

 

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표지판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이도 있고 타 이용자의 사유지 재산을 약탈하거나 반대로 다른 이용자를 돕는 걸 재미로 삼은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창조 플레이라고 부른다.

 

▲ 듀랑고에서는 다양한 요리를 제작할 수 있다. (출처 - 게임조선 DB)

 

여기에는 이용자 간 요청을 들어주고 보람을 느끼는 상호작용적인 경험이 다른 게임보다 훨씬 강하고  독특하게 설계된 부분이 있다.

 

관련해 이 PD는 "다른게임에서도 상호작용은 있지만 듀랑고는 그게 좀 더 강하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죽었을 때 남이 살려주는 것도 정말 다양하고 독특하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그냥 살려주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거래를 하기도 한다. 또 타인을 위해 아가페 적인 도움과 현실을 실천하는 이용자, 대가를 저울질하며 잇속을 챙기는 이용자 또 한편으론 희한한 활동에서 재미를 찾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바로 '게임 철학'이 녹아 있다. 이 PD가 생각하는 듀랑고에는 '우리, 인간 자신을 이해하자'라는 철학이 전반적으로 깔렸다. 바로 로망과 본능, 사회건설 같은 요소인데 현시대는 콘텐츠는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여가는 그에 비해 짧다. 그러다 보니 '로망'이라 일컫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듀랑고에서는 그런 로망, 특히 현대 문명 세계에서 소실된 '야생의 풍취와 개척'이라는 로망을 많이 담으려 했다는 것.

 

이은석 PD는 "우리 인류는 야생에서 생겨났고 대자연을 그리워한다. 옛날에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이 늘 있었지만 현대 문명 세계에는 지도에 이미 표시되지 않은 땅은 없을 정도다. 듀랑고는 이러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내 땅을 만들고 일구어나가는 로망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듀랑고를 처음 시작하면 이용자들은 문명이라는 보호장치이자 구속장치를 벗은 맨주먹의 현대인으로 플레이를 한다. 현대 사회에선 본능이 늘 억눌려 있는 편이라 가상사회 내에서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게임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서 결정적으로 '부족'이라는 단체 생활 및 협동 콘텐츠가 게임 내에서 사회적 활동을 만들어준다. 듀랑고는 혼자서 플레이 할 수도 있지만 부족 생활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PD는 "듀랑고는 친구 몇 명이 마치 소꿉놀이를 하듯 가상의 원시사회에서 역할놀이를 즐길 수 있고 독특하고 강한 커뮤니티성을 가진 이용자들은 타인과 주고받고 소중한 인연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랜 기간 다양한 이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게임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듀랑고의 콘텐츠들은 기존 해외 베타테스트 및 리미티드 베타를 통해서 이용자들의 즐거운 게임 플레이를 목격했고 국내 론칭 버전에 많이 반영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은석 PD는 "부족 생활의 편의성 개선 작업이나 지난번 삼일절 이벤트로 화이트보드를 전달하고 무궁화를 그려보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은 모두 기존 베타테스트 경험을 통해 구축한 것이다" 라며 "추가로 국내 론칭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의 경험을 빠르게 반영해 게임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PD는 부족전을 베타로 진행해보는 것이 그러한 노력 중 가장 큰 것으로 꼽았다. 듀랑고는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가장 재밌는 규칙과 성과를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곧 공개예정은 부족전은 정식 버전을 선보이며 더욱 재미있어진 규칙과 특별한 부족만의 보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이은석 PD는 아직 상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표지판을 업그레이드한 신규 놀 거리가 기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 듀랑고의 심폐소생술에 대해서 트위터로 설명하는 이은석 PD (출처 - 이은석PD 트위터 갈무리)

 

 

보통 게임을 만들고 그 안에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주체는 게임사다. 하지만 실제 그 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재미'라는 요소의 주체는 이용자다. 듀랑고는 이용자들에게 가상사회란 야생의 땅을 제공했고 그 안에 개척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용자들은 오늘도 저마다의 재미를 위해 생활이라는 놀이를 한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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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v40 송송봉봉 2018-03-30 17:19:30

듀랑고 할때는 진짜 부족이 절실한점을 느낄 수 있음 솔플이 나쁜거는 아니지만 유대감이나 부족 버프 등 각종 혜택이 많기 때문 각 직업마다 역할도 나누어서 효율적으로 작업도 가능하고 말임

nlv12 아르엠 2018-03-30 23:53:35

듀랑고 MBC랑 손잡고 예능프로그램 만든다고 하는데 얼른나왔으면.. 한번 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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