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하순부터 국내 유수 웹사이트들이 해킹당해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래 빼가는 악성코드 유포 경유지로 악용되는 보안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 전문 해커단을 고용해 국내 유명 인터넷에 악성코드(트로이목마)를 숨겨논 뒤 감염된 PC 사용자의 게임아이템과 사이버 머니를 빼내 이를 국내에 되팔아 2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한중 해커조직 1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외에도 국내 유명 게임사이트 서버를 공격해 직접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복제한 해커조직과 인터넷 메신저 채팅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해킹 프로그램을 유포한 뒤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빼낸 해커조직 등 2개 국내 조직도 함께 발각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악성 프로그램으로 국내 컴퓨터를 해킹해 컴퓨터 사용자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 머니를 빼내 중개 사이트를 통해 되판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로 중국 총책 이모(37)씨 등 7명을 구속했다.
또 해커 고모(32)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이 빼낸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한 강모(25)씨 등 1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중국인 해커 8명에 대해선 인터폴을 통해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해커단과 결탁된 조직의 경우, 한국인 5명과 중국인 8명 등 총 13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으며, 중국과 한국조직이 각각 해킹-현금화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중국조직 총책인 한국인 이모씨(37) 등은 5월께 중국 심양에서 조선족 등으로 구성된 중국인 전문 해커단을 고용해 국내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 이용자의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래 빼내는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해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 감염된 국내 인터넷 이용자 5만여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 정보는 다시 국내 환전조직에 건내져 국내 중개사이트에 현금화돼 2억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특히, 이번 해킹에 이용됐던 '해킹 프로그램'은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정보, 공인 인증서 정보 등 금융정보까지도 유출될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해커들은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획득할 목적으로 일부러 접속자 수가 많은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 신종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 PC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등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는 별도로 조모씨(26) 등 국내 해커조직 7명은 4월경 국내 유명 게임사이트 C사 서버에 서비스거부공격(DOS: 엄천난 부량의 패킷을 보내 일시적으로 네트워크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해킹기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서버를 마비시킨 뒤 이중 접속을 통해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를 복제해 이를 중개 사이트에 되팔아 1억5000만원 정도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또다른 국내 조직 6명의 경우, 3월경 인터넷 메신저 채팅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누드를 보내주겠다'면서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내용을 빼내는 해킹프로그램(넷버스)를 전송해 개인정보 및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를 빼낸 뒤 중개사이트에 되팔아 5000만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은 유출된 5만여건의 아이디와 패스워드에 대해 해당 사이트 관리자에게 통보했으며, 상습 해킹시도 IP에 대해선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등 관계기관에 통보, 상시 모니터링 및 봉쇄조치를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중국인 해커를 고용해 한국의 유명 인터넷 사이트 및 게임사이트를 공격해 인터넷 게임산업 기반을 흔들고 있다"며 "웹사이트 관리자들은 해당 서버에 최신 보안패치를 적용하고, 백신 프로그램 등으로 해당 웹페이지에 악의적 코드 존재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삭제하는 등 보안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성연광기자 saint@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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