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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설명 : 배틀필드2 |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조련사가 먹는다?"
해외 게임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에 대형 유명 게임 개발사가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 그룹을 실컷 이용만 하고 내버렸다는 요지의 글이 공개됐다.
게임업계 비평을 전문으로 하는 웹사이트, 조이스틱101의 필진인 존굿윈은 디지털일루션즈(DICE)는 헐값으로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와 ‘배틀필드2’의 경쟁작이 될지도 모르는 게임의 프로그래밍 코드를 인수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마자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을 헌신짝 대하듯이 버렸다고 12일자 컬럼을 통해 비난했다
존굿윈은 본문에서 "‘배틀필드2’의 제작이 선언되고 진행되면서 디지털일루션즈는 우수한 ‘배틀필드 1924’용 MOD 게임으로 게이머와 언론에서 평가된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과 비교 대상에 오르내림을 막기 위해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로 구성된 트라우마스튜디오스를 30만불(약 3억원)에 인수"했다며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의 기술을 이식받은 ‘배틀필드2’의 개발이 완료되자마자 DICE는 트라우마스튜디오스를 내버렸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웹사이트에 올려진 본문 내용이다.
트라우마 스튜디오스 폐쇄: 독립 개발자를 향한 탄압
독립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서 절박한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헌데 이번에 그러한 절박한 상황보다 더 심한 최악의 사건이 벌어졌다. DICE가 ‘배틀필드2’의 발매를 몇일 앞두고 지난주,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폐쇄시키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트라우마 스튜디오스 폐쇄건은 게이머들에게 단돈 3십만불(약 3억원)만을 쓰고도 얼마든지 좋은(?) 게임을 완성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나는 이번 일이 현재 게임 시장에서 활동중인 독립 게임 개발자들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보고 싶다.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는 게임 업계에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공식을 충실히 실천한 몇 안되는 독립 게임 개발사 중 한 곳이다. 트라우마 스튜디오스에 속한 개발자들은 원작 게임인 ‘배틀필드 1942’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은 MOD 게임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을 제작했다.
지난 2002년에 공개된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은 아직까지 전 세계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유명 MOD 게임 중 하나다.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은 게임스파이에서 2002년과 2003년 "올해의 MOD상"까지도 수상했으며 ‘배틀필드2’의 제작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공개된 시점부터 게이머를 비롯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이 ‘배틀필드2’의 게임성과 완성도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의 게임 시장에서의 무게감은 원작 ‘배틀필드 1942’부터 ‘배틀필드2’까지 위협할 정도였다.
이때부터 DICE는 MOD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모종의 압력을 넣기 시작했고 결국엔 3십만불(추가적으로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조건과 더불어)을 들여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낚아챘다.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는 美뉴욕에 배치됐고 DICE는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에 쓰였던 프로그래밍 코드 일체를 인수받고 ‘배틀필드2’의 최고 경쟁작을 처단하는데 성공했다.
DICE의 트라우마 스튜디오스 인수 이후는 어떠했을까? 전 세계 게임 언론들은 프리뷰 기사를 통해 ‘배틀필드2’가 ‘배틀필드 1942’ 시리즈보다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 시작했다. DICE의 트라우마 스튜디오스 인수 이후, ‘배틀필드2’의 프리뷰 기사는 매우 호의적이었고 희망적이었으며 최근 ‘배틀필드2’의 개발이 마침내 완료됐다는 것과 더불어 앞으로 2주안에 발매될 예정이라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헌데 DICE가 ‘배틀필드2’의 제작 완료 및 발매 관련 소식을 전달한 직후, 트라우마 스튜디오스에게 내린 포상은 과연 무엇이었나? DICE는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폐쇄하고 임직원 전원을 해고했다. DICE는 ‘배틀필드2’ 발매 소식으로 모든 게임 언론이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일면 톱기사로 내보내고 있을 때, 과다하게 많은 수의 지역 스튜디오가 세계 각지에 분포되어 있다는 이유를 근거로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폐쇄시킨다는 소식을 조용히 공개했다. 진짜 죽여주는 타이밍이 아닌가.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배틀필드2’가 고작 12명의 독립 게임 개발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제작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DICE는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인수할 당시 추가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던 지원금, 2십만불(약 2억원)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험란한 기로를 헤쳐나가면서 지금까지 트라우마 스튜디오스를 이끌어 왔던 임직원들이 현 게임 업계에서 또 다른 일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비춰볼 때, 내가 감놔라 배놔라 할 권리는 없지만 그들이 또 다시 게임을 제작하는 업을 선택해야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2005. 06. 15)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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